"중국, 메콩강 댐 건설 관련 주변국 달래기 부심"

입력 2020-12-03 10:34
"중국, 메콩강 댐 건설 관련 주변국 달래기 부심"

홍콩매체 "미국이 메콩강 지원 약속하면서 중국 악전고투 직면"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중국이 메콩강 댐 건설 프로젝트 관련 주변 동남아국가들을 설득하고 달래는 문제로 부심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가뜩이나 메콩강 주변국 여론이 안 좋은 상황에서 미국이 지난 9월 1억5천만달러(약 1천652억원) 투자를 약속하며 '메콩-미 파트너십'을 출범시키자 중국은 악전고투 상황에 직면했다는 설명이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해 윈난(雲南)성을 거쳐 동남아 5개국(베트남·태국·미얀마·라오스·캄보디아)을 흐르는 총 4천800㎞의 대하천으로, 동남아 6천만 인구의 젖줄이다. 중국에서는 란창(瀾滄)강으로 불린다.

중국이 이 메콩강의 발원지인 티베트 남부 지역 강에 댐을 지어 하류 지역 수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기후변화와 환경파괴가 진행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 문제를 담당하는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지난달 30일 "해당(메콩강) 지역 바깥의 일부 국가들이 지역 국가들 간 협력을 해치고 불화를 심으려는 의도로 정치적 목적 아래 메콩강의 수자원을 이용한 중국의 위협을 과장하고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뤄 부부장은 그러면서 이들 '지역 국가들'에 중국과 함께 "우리 공동의 지역을 지키고 수호하자"고 촉구했다.

SCMP는 뤄 부부장이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외부 세력'이 중국과 메콩강 주변국들 간 분쟁에 개입하고 있다고 비난한 점을 주목했다.

이어 중국이 메콩강 주변국을 달래려 여러 회유책도 들고나왔지만 전문가들은 양측간 불화가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뤄 부부장의 발언은 중국이 메콩강 수자원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한 것에 발맞춰 나왔다. 그간 중국은 메콩강 수자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중국 지난(濟南)대 장밍량(張明亮) 교수는 SCMP에 뤄 부부장의 발언은 메콩강 유역 분쟁이 정치화되는 것에 대해 중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해당 지역 내에서 경쟁을 강화하고 접경지대 수자원 이슈를 지정학적 싸움으로 끌고 가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은 주변국들과 환경론자들, 해외 언론으로부터 제기되는 비판과 커져만 가는 반중 정서 등 대규모 댐 건설을 둘러싼 자신들의 약점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남중국해에서도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베트남과의 대립이 댐 건설로 더욱 격화되는 게 중국의 최대 골칫거리라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중국이 뒤늦게나마 수자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은 잘한 일이지만 "중국에 대한 심각한 불신과 오해를 고려하면 이들 나라가 중국에 다가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도 했다.

쉬리핑(許利平) 중국사회과학원 동남아연구센터 소장도 "메콩강을 둘러싼 미중간 경쟁에서 중국이 주변국의 지지를 얻는 것은 길고 어려운 여정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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