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조지아주 선관위원장, 트럼프에 분노의 절규 "협박 멈춰달라"

입력 2020-12-02 16:02
수정 2020-12-02 20:27
미 조지아주 선관위원장, 트럼프에 분노의 절규 "협박 멈춰달라"

"누군가는 살해될 것"…트럼프 불복 속 극렬 지지층, 집단적 신변위협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미국 조지아주의 선거관리 책임자가 선거 담당 인사들에 대한 '극렬' 트럼프 지지층의 집단적 협박·폭력 행위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면서 "멈춰달라"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높였다.

불복 행보를 이어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지아주 선거 결과를 '사기'로 규정, 도 넘은 위협 행각을 사실상 묵인·방조하고 있는데 대해 '분노의 절규'를 토해낸 것이다.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 등 미언론에 따르면 가브리엘 스털링 조지아주 선관위원장은 1일(현지시간) 주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모든 것이 도를 넘었다"면서 주 선거 당국자 등 관련 인사를 표적으로 한 협박 행위들을 격앙된 어조로 거론했다. 그는 공화당 소속이다.

그는 그위넷카운티에서 일했던 투표기 제조업체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스'의 한 20세 업자가 살해 협박을 받았던 일을 공개하며 "분노를 이루 표현할 수 없다"라고도 했다.

'반역죄로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는 문구와 함께 목이 매달린 이미지까지 온라인상에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스털링 선관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대통령님, 이제 멈춰져야 한다"며 "당신은 이러한 행위나 언어들에 대해 비난조차 하지 않았다"고 성토했다.

이어 "이것은 선거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이다"며 "대통령님, 당신은 조지아주에서 패배한 것으로 보인다. 폭력 행위 자행에 대한 조장을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다칠 것이고 누군가는 총에 맞을 것이며 누군가는 살해당할 것이다. 이는 지나치다. 옳지 않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그는 내년 1월5일 결선투표를 앞둔 데이비드 퍼듀, 켈리 뢰플러 조지아주 상원의원에 대해서도 이러한 행위를 방치한 책임을 물은 뒤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려 한다면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조지아주에서는 수작업을 통한 재검표 결과, 조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가 확정됐지만 트럼프 대통령 측은 추가 재검표를 요청한 상태이다. 이날 언급은 추가 재검표 작업이 2일로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패배 후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공식 인증했던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과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 등에 대해 분노를 표출해왔다. 공화당 소속인 이들은 이후 스털링 선관위원장과 함께 극단적 트럼프 지지자들의 집중 표적이 됐다.

켐프 주지사는 비상 지휘권을 활용, 래펜스퍼거 장관을 제압하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도 선거개입 불가 방침을 내세워 거부한 바 있다.

스털링 선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부 인사들이 래펜스퍼거 장관의 사유지를 침입했으며 래펜스퍼거 장관 부인이 전화로 성적인 협박에 시달렸다고 공개했다.

현재 래펜스퍼거 장관, 스털링 선관위원장 등은 자택 주변 등에 대해 경찰의 신변 보호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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