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정체불명 금속기둥도 사라져…외계인? 현지인 장난?
경찰, 유적 보호지역 훼손 혐의 수사 착수
"미국 기둥은 지역 환경보호론자가 해체"
센세이션 지속…누가 설치했는지는 오리무중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루마니아에서도 외계인 방문설을 자극하는 정체불명의 금속기둥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잇따른 괴물체 등장으로 공상과학 애호가들이 흥분하는 가운데 미국에 나타난 금속기둥은 환경보호론자들이 제거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루마니아 북동부 산악지대인 네암츠에 지난 27일 길이 2.8m 금속기둥이 등장했다가 이날 밤중에 없어졌다.
이 금속기둥은 지난달 18일 미국 유타주 사막에 나타나 지구촌의 관심이 집중되자 9일 뒤 자취를 감춘 물체를 빼닮았다.
미국 금속기둥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8년 내놓은 영화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연상시켰다.
그 영화에 나오는 기둥은 인류 진화의 발전 과정에서 거듭 등장하는 외계 개입의 상징물이었다.
그러나 루마니아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진 금속기둥은 단순한 장난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금속기둥을 답사한 현지 신문기자 자이어 피아트라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사람이 만들었다"며 "용접이 서툰 현지인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피아트라는 금속기둥 접합부에서 어설픈 용접을 봤다며 지금 거기에는 기둥 때문에 팬 땅을 돌이 섞인 흙으로 메운 흔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루마니아 경찰은 유적지로 보호받는 이 지역에 금속기둥을 불법으로 설치한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유타주에서 갑자기 사라진 금속기둥은 사람이 치웠다는 증언이 나왔다.
탐험 사진가인 로스 버나드는 지난달 28일 오후 8시40분께 4명이 나타나 금속기둥을 뽑아 해체한 뒤 수레에 실어갔다고 밝혔다.
버나드는 이들 중 한 명이 "사막에 쓰레기를 남겨둬서는 안 된다"며 자연경관을 해치는 오염물을 방치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고공 줄타기 곡예사이자 지역 거주자인 앤디 루이스는 나중에 자신과 동료들이 금속기둥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작업에 동참한 실반 크리스텐슨은 "공유지, 야생 동식물, 담수자원의 사용을 공유하고 표준화한 방식에 대한 뚜렷한 선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금속기둥을 제거했다"고 말했다.
크리스텐슨은 기둥이 유명해져 관광객이 쇄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병역이 차질을 빚는다는 이유도 강조했다.
그러나 유타주 금속기둥을 누가 세웠는지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공상과학 애호가이자 조각가였던 존 매크래컨(2011년 별세)의 작품이라는 설이 있었으나 고인 측은 이를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NYT는 "금속기둥 때문에 불확실성의 유쾌한 센세이션이 계속되고 있다"며 "누가 만들었는지 밝혀지면 그런 분위기와 힘이 시들해질지도 모르겠다"고 해설했다.
jangj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