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치매 이행,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입력 2020-12-02 10:12
"경도인지장애→치매 이행, 혈액검사로 알 수 있다"

스웨덴 연구팀…혈장 속 두 가지 특정 단백질 수치로 예측 가능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같은 연령대의 다른 노인들보다 떨어진 상태를 경도인지장애(MCI: mild cognitive impairment)라고 한다. 이런 노인은 몇 년 후 치매로 이행될 위험이 높다. 그러나 누가 그렇게 될지 예측할 방법은 없다.

스웨덴 룬드(Lund)대학 의대 임상학과 임상 기억연구실의 니콜라스 쿨렌 교수팀은 혈액의 55%를 차지하는 혈장(plasma) 속의 두 가지 특정 단백질 수치로 이러한 예측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1일 보도했다.

이 두 가지 혈장 단백질은 치매 환자의 뇌 신경세포 안에 형성되는 비정상 타우(tau) 단백질의 한 가지 유형인 P-타우181(P-tau181)과 이미 신경세포 손상 표지로 이용되고 있는 미세신경섬유 경쇄(NFL: neurofilament light)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MCI 노인 573명의 혈장 속 여러 단백질 수치와 뇌척수액(CSF: cerebrospinal fluid)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향후 4년 동안 치매 발생 여부를 지켜본 결과 이 두 가지 혈장 단백질이 치매로 이행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지표임이 밝혀졌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두 가지 혈장 단백질 수치를 이용, MCI 노인 중 어떤 사람이 치매로 이행될 것인지를 예측하는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그 결과 이 두 가지 단백질 수치가 치매로 이행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정확도(민감도: sensitivity)가 89%, 치매로 이행되지 않으리라 예측하는 정확도(특이도: specificity)는 88%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검사비용이 많이 들고 고통이 수반되는 요추천자(lumbar puncture)에 의한 뇌척수액 검사와 치매 관련 뇌 신경세포의 비정상 단백질을 측정하는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과 맞먹는 정확도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영국 알츠하이머병 연구학회의 사라 이마리시오 연구실장은 MCI는 여러 가지 기저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인지기능 저하를 포괄적으로 일컫는 말이라면서 MCI가 있는 사람은 50% 이상이 치매로 이행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누가 치매로 이행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면 적절한 치료로 미리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 최신호에 발표됐다.

sk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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