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호찌민 한국인 간 살인사건은 금품 노린 계획적 범행

입력 2020-12-01 19:11
베트남 호찌민 한국인 간 살인사건은 금품 노린 계획적 범행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베트남 호찌민에서 지난달 말 한국인 간에 발생한 살인사건은 금품을 노린 계획적인 범행으로 드러났다.

1일 호찌민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호찌민시 7군 지역에서 화장품 판매회사를 운영하는 한국인 정모(35) 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2시(이하 현지시간)께 호찌민시 2군 지역 모 아파트에서 강도살인 혐의로 현지 공안에 체포됐다.

공안은 또 현장에서 피해자 승용차를 압수했다.



정 씨는 지난달 26일 저녁 자신의 회사에서 교민 A(33) 씨를 숨지게 하고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 상당의 팔찌를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안 조사 결과 정 씨는 이전에 금전거래가 있던 A 씨를 회사로 유인해 수면제를 탄 맥주를 마시게 한 뒤 잠든 A 씨의 코와 입을 막아 숨지게 했다.

또 흉기로 A 씨의 시신을 훼손해 검은색 비닐봉지에 담은 뒤 회사 2∼3층 화장실에 분산해 숨겼다.

정 씨는 범행을 저지른 다음 날인 27일 회사 직원에게 비닐과 테이프, 대형 여행용 가방을 사 오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직원이 사유를 묻자 "내가 사람을 죽였다"고 실토한 뒤 곧바로 잠적했다.

해당 직원은 폐쇄회로TV(CCTV)를 찾아본 결과, 사건 당일 정 씨가 A 씨와 함께 회사 건물에 들어갔다가 혼자 나와 A 씨의 승용차를 몰고 떠난 것을 확인하고 주호찌민 한국 총영사관에 신고했다.

이어 사건 현장에 출동한 한국 경찰 영사가 현장을 보존한 뒤 현지 공안에 신고해 본격 수사가 시작됐다.

정 씨와 피해자 간의 금전거래 내용은 정 씨와 피해자 유족 간에 진술이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 교민 밀집 지역인 호찌민시 7군 지역에서는 지난해 12월 말에도 20대 한국인이 강도살인 사건을 벌여 한국인 1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크게 다쳐 교민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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