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혹했던 이탈리아의 11월…코로나 확진 80만명, 사망 1만3천명
월간 기준 확진자 규모 최대…사망자도 역대 두번째
(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이탈리아에서 11월 한 달 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80만 명 이상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도 1만2천 명을 훌쩍 넘었다.
이탈리아 국립 고등보건연구소(ISS)가 코로나19 데이터를 수집·분석한 바에 따르면 11월 한 달 사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는 총 80만953명이었다.
이는 이탈리아에서 감염자가 처음 확인된 지난 2월 중순 이후 10월 31일까지 8개월간 누적 확진자 수(67만9천430명)보다도 많은 것이다.
이탈리아 전역을 휩쓴 바이러스 2차 유행의 위력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게 하는 수치다.
11월 한 달간 발생한 사망자 수도 1만2천904명으로 1차 유행의 정점기였던 4월(1만5천539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 규모였다. 3월 사망자 수가 1만2천399명으로 그다음이다.
이에 따라 1일(현지시간) 기준 이탈리아의 코로나 누적 확진자 수도 160만1천554명으로 크게 불었다. 전 세계 여덟 번째로 많은 수다. 총사망자 규모도 5만5천576명으로 여섯 번째다.
현지에서는 '참혹하고 비극적인 11월'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탈리아는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확산 타격을 받은 곳이다. 바이러스 전파가 통제 불능 상황에 빠지면서 유럽 최초로 전국을 봉쇄한 나라이기도 하다.
3∼5월 약 석 달간 이탈리아 전 국민은 집에 갇혀 지내야 했고, 국가 경제도 사실상 마비됐다.
국가적으로 엄청난 희생을 치렀음에도 이후 눈에 띄는 발전은 없었다.
2차 유행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광범위하게 제기됐지만 정부는 대비책 마련에 실패했고 들불처럼 퍼진 바이러스 앞에 다시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일간 라 레푸블리카 등 현지 언론은 정부가 봉쇄 이후 바이러스 확산세가 주춤해지자 사실상 방역에 손을 놓고 있었다며 통렬하게 비판했다.
특히 바이러스의 불씨가 여전히 살아있던 여름 휴가철 최소한의 제한 조처도 두지 않고 자유로운 이동과 모임을 용인한 것은 큰 실책이었다는 지적이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보건당국은 지난봄과 여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며 크리스마스 휴가 시즌과 연말연시 방역 대책을 논의 중이다.
밤 10시 이후 야간 통행 금지, 다른 주로의 이동 제한 등이 검토하고 있으나, 경제 타격을 우려하는 지역 정부들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합의 도출에 진통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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