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측근 중진도 "나라 위해 바이든 취임식 참석해야" 고언
공화당내 '대선 결과 승복' 목소리도 점점 커져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미국 공화당 내 대표적 친(親)트럼프 중진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충언'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대선 결과가 바이든의 승리로 마무리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에 참석해야 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 자신을 위해, 나라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취임식에 떠나는 '전직' 대통령과 새 임기를 시작하는 '현직' 대통령이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함께 등장하는 것은 평화로운 정권 이양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초당적인 전통이었다.
이 전통은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 2대 대통령 존 애덤스 취임식에 참석한 이래 이어져 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할 때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 함께 등장한 바 있다.
하지만 선거 조작을 주장하며 불복소송을 이어나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을 깨고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6일에도 바이든 당선인이 승자로 확정될 경우 취임식에 참석할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말하고 싶지 않다"며 즉답을 피했다.
바이든 당선인 취임식은 다음 달 20일에 진행된다.
그레이엄 의원은 "바이든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오길 바란다"며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재출마설이 돌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2024년 대선에 재도전해 당선될 경우, 백악관을 떠나게 될 바이든 당선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하길 희망한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레이엄 의원 뿐 아니라 공화당 내에서 대선 결과 승복을 권고하는 목소리도 계속 나오고 있다.
로이 블런트 상원의원은 전날 CNN방송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에 출연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부르길 거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취임식에 얼굴을 비추길 바란다"고 말했다.
리사 머카우스키 상원의원은 이날 CNN과 인터뷰에서 "이제 대선 레이스는 끝났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롭 포트먼 상원의원은 지난주 지역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어떤 주에서도 최종 개표 결과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가 만연했다는 설득력 있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셸리 무어 카피토 상원의원도 지난주 성명을 내 대선 결과에 의문을 제기할 만큼 광범위하다는 부정선거 증거는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팻 투미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도 "우리 주에는 선거 부정과 조작이 널려있지 않으며, 바이든 당선인이 8만표가 넘는 차이로 승리를 확정 지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핵심 경합주에 불복소송을 제기했지만, 애리조나, 조지아, 미시간, 네바다, 위스콘신주 등은 속속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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