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민주주의 신장에는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유리?
중국·홍콩 등 민주화 운동가들 가짜뉴스에 휘둘려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에 맞짱뜨지 않을 것이라 우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기자 = 중국과 홍콩 등 아시아 지역의 민주화와 인권 운동가들 사이에선 오히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퇴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등에 강경대응 한 반면 조 바이든 당선인은 버락 오마바 전 대통령처럼 중립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의 친(親) 트럼프 입장은 바이든 당선인이 공산주의자들과 한 편이라거나 사실은 사회주의자라는 등의 가짜 정보의 영향을 받아 더 공고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에선 민주주의를 약화시켰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해외에선 독재자들에게 맞서고 민주주의 이상을 수호할 수 있는 강력한 지도자로 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우정을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아시아 민주화 운동가들이 열렬히 지지하는 것은 어색해 보이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규범을 무시하고 국제사회 합의를 내팽개쳐서 적들의 허를 찔렀다며 그를 칭송한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 1년간 아시아에서 개입 수위를 높였다.
지난해 말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를 탄압한 점을 들어서 미얀마 군부 지도자들의 입국을 막았고, 지난 여름에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에게 제재를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엔 위구르족 등 이슬람 소수민족 인권탄압과 관련해 중국 신장(新疆) 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 당국자들을 제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인 아이웨이웨이(艾未未) 같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은 트위터 등에서 바이든에 관한 거짓 정보와 부정선거설 등을 퍼뜨리고 있다.
실제로는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국 신장 상황을 '제노사이드'(집단 학살)라고 밝힌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과 만난 자리에서 신장에 수용소를 계속 지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민주화 운동가들은 또 상대방이 공정한 싸움을 하지 않는데 이쪽에서 외교 규범을 지켜봐야 소용이 없다며 바이든 당선인의 외교 정책에 회의적인 시각을 비쳤다.
바이든의 외교 참모들은 그러나 지금은 오바마 정부 때와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정책 방향을 미리 단정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다른 한편에선 아시아 민주화 운동가들의 트럼프 지지를 비판하는 의견도 나온다.
중국 정치 예술 활동가 바디우카오는 "이민자 어린이들에게 한 짓과 백인 우월주의 행태 등을 보면 트럼프를 지지할 수 없다"며 "친 트럼프 세력은 목적만 달성하면 된다는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한 베트남 반정부 활동가는 "민주주의 위기로 인해 민주화 운동가들이 혼란을 겪고 음모론이나 조작된 정보에 쉽게 휘둘리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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