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구조 투입' 미 군함, '방화 의심' 큰불 탓 아쉬운 퇴역

입력 2020-12-01 09:27
'세월호 구조 투입' 미 군함, '방화 의심' 큰불 탓 아쉬운 퇴역

1997년 취역 본험리처드함 해체 결정…"수리에 비용 더 들어"

한미연합훈련 때도 맹활약…"미 해군 전력에도 손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세월호 탐색구조 임무에 투입됐던 미국 해군 함정 본험리처드함이 뜻하지 않은 화재 피해로 결국 퇴역한다.

미국 해군은 30일(현지시간) 지난 7월 대형 화재로 큰 피해를 본 본험리처드함을 퇴역시키기로 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해군은 본험리처드함 복구와 병원선 개조, 폐기 등을 놓고 검토를 해오다 수리와 개조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고 판단해 함정을 결국 해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1997년 3월 취역한 본험리처드함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 탐색구조 활동에 투입됐던 미 7함대 소속 강습상륙함이다.

본험리처드함은 키리졸브(KR), 쌍용훈련 등 다수의 한미연합 훈련에서 상륙군 기함으로 맹활약해 한국군에도 친숙한 미국 군함 가운데 하나다.

본험리처드함은 2018년 미 7함대 상륙군 기함 자리를 내주고 샌디에이고 해군기지로 귀항했다. 이곳에서 F-35B 전투기 탑재를 위한 현대화 작업을 거의 마무리하던 시점에 불의의 화재 사고를 당했다.

약 5개월 전 본험리처드함 내부에서 발생한 화재는 나흘 넘게 타오르며 선체 자체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져왔다.



에릭 H. 버헤이지 해군 소장은 "본험리처드함을 완전히 수리하려면 25억∼30억달러(2조7천억∼3조3천억원)가 들고, 수리 기간도 5∼7년이 소요된다"며 "반면 해체 비용은 3천만달러(332억원)"라고 밝혔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네이비타임스는 미국 해군이 비용 문제로 본험리처드함 퇴역 결정을 내렸지만, 해군 전력에는 적지 않은 손실이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버헤이지 소장은 "본험리처드함 현대화 작업은 실질적인 투자였기 때문에 (이번 퇴역 조치는) 분명히 손실"이라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래들리 마틴 수석연구원은 "본험리처드함은 광범위한 현대화 작업을 거의 마친 상황에서 화재 사고로 퇴역했기 때문에 두 배로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해군은 본험리처드함 화재의 원인을 방화로 추정하고, 지난 8월 유력한 용의자로 해병 1명을 지목해 현재까지 조사를 진행 중이다.

버헤이지 소장은 "적절한 시기가 되면 이번 화재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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