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대목인데"…호텔 와인행사·음악회 등 줄취소

입력 2020-12-01 05:55
"연말연시 대목인데"…호텔 와인행사·음악회 등 줄취소

뷔페 등도 일부 타격…'안전' 내세운 투숙상품 마케팅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이태수 기자 =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 상황을 고려해 1일부터 수도권 내 숙박시설에서 주관하는 연말연시 행사나 파티 등을 금지함에 따라 호텔들이 계획한 행사를 줄줄이 취소했다.

서울신라호텔은 매년 연말 투숙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와이너리' 이벤트를 했으나 올해는 할 수 없게 됐다. 12월 초부터 연말까지 23층 이규제큐티브 라운지에서 열기로 한 공연도 취소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매년 1월 1일 새해를 맞아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빈필하모닉 신년 음악회를 호텔 내 그랜드볼룸에서 만찬과 함께 실황 생중계하는 행사를 했지만, 이번에는 못하게 됐다.

플라자호텔도 올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는 유명 가수와 클래식 음악가가 출연하는 콘서트를 취소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예년에는 와인 행사나 가수 초청 디너 콘서트 등을 열기도 했지만, 올해는 소공동 호텔이나 롯데월드 호텔이 주최하는 행사를 아예 계획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말연시 특수를 누리던 호텔 식당들도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수도권에서 뷔페식당을 비롯해 음식점은 오후 9시 이후 포장·배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라호텔은 평소 금요일~일요일은 뷔페식당을 1·2부로 나눠 운영하는데 오후 8~10시 2부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플라자호텔은 뷔페식당의 12월 주말 예약은 이미 다 찼지만, 평소 대비 60%만 좌석을 운영하기 때문에 예년과 비교해 40% 정도의 매출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뷔페를 비롯한 호텔 식당에서 일부 예약 취소 사례가 있지만, 아직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 호텔들이 자체 방역을 강화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비치는 게 그 배경으로 꼽힌다.

호텔들은 이런 점을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플라자호텔을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광화문·덕수궁·시청 광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시그니처 스위트 객실'에 전기 벽난로를 설치해 겨울 분위기를 내는 '불멍 패키지'를 선보였다. 불멍은 '불을 바라보며 멍하니 있다'의 줄임말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안전하고 특별한 휴식을 원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며 "호텔 객실이라는 안전 공간에 야외 모닥불 캠핑 콘셉트를 접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연말연시 투숙 예약률은 코로나19로 저조한 올해 평시보다 15∼20%포인트 높다"며 "성수기인 12월 24∼31일 예약률은 70∼80%에 이른다"고 말했다.

kak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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