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갱단 조직원 수백명 검거해 카메라 앞에 세워
부켈레 정부, MS-13·바리오18 등 범죄 조직원 600명가량 체포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엘살바도르 정부가 갱단 조직원 수백 명을 무더기로 검거한 후 수갑을 채워 취재진 앞에 공개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날 흰옷을 입고 줄줄이 수갑을 찬 갱단 조직원들이 취재진이 모인 광장에 줄지어 섰다.
중무장한 군인들의 감시 속에 모습을 드러낸 조직원들은 대부분 마스크를 쓴 채 고개를 숙이고 있었으며, 상당수가 문신을 한 상태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앞서 엘살바도르 당국은 악명높은 범죄조직 'MS-13'(마라 살바트루차)과 라이벌 조직 '바리오18' 등의 조직원 600명가량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미 정부의 지원 속에 이웃 과테말라와 온두라스에서 활동하던 이들 갱단의 일원들도 무더기로 붙잡혔다.
미국 내 이민자들을 중심으로 탄생해 미국과 중미에서 활동하는 MS-13과 바리오18은 마약 밀매와 인신매매, 납치, 살인, 밀입국 알선 등의 범죄를 일삼고 있다.
범죄와의 전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이전에도 검거된 범죄 조직원들의 사진을 공개하며 성과를 과시한 바 있다.
지난 4월엔 교도소 내에서 속옷만 입은 수감자들을 강당에 몰아넣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인권단체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정부는 올해 엘살바도르의 살인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가량으로 줄었다며, 군과 경찰력을 강화한 것이 효과를 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9월 한 현지 언론은 부켈레 대통령이 살인율을 낮추기 위해 MS-13에 특혜를 주며 거래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보안 전문가인 자넷 아길라르는 로이터에 이번 대규모 검거는 갱단과의 거래 의혹을 반박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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