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도운 아시아계 유권자"…조지아 상원 선거도 주목
WP "양당, 아시아계 유권자 증가가 차이 만든다는 점 인식"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조지아주 승리를 도운 아시아계 유권자들이 상원의 주도권을 뒤집는 데에도 도움이 될지 주목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대선에서 조지아주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0.25%포인트라는 간발의 차 승리를 안겼다. 상원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켈리 뢰플러 두 현직 의원이 과반 득표에 실패해 내년 1월 5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결선 투표는 그간 공화당이 장악해온 상원을 어느 당이 이끌지를 정할 중대 사안이다. 현재 상원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확보했고 두 의석을 민주당이 가진다면 동률이 된다. 하지만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해 사실상 민주당이 주도하게 된다.
조지아의 대선 결과는 이곳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는 인구인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출신 유권자가 민주당 승리에 도움을 준 것을 확인해줬다고 WP는 전했다.
아시안아메리칸태평양계연합(AAPI) 유권자는 조지아 인구의 약 4%이지만, 유권자 수는 약 23만8천명으로, 박빙 승부가 벌어지는 조지아 선거 결과를 결정하기에는 충분하다고 WP는 전했다.
민주당 선거 분석기관 타깃스마트에 따르면 이번 대선에서 조지아주의 AAPI 투표율은 2016년보다 91% 증가했으며 출구조사 결과 아시아계 미국인은 2 대 1의 비율로 바이든을 트럼프보다 선호했다.
라틴계와 흑인의 높은 투표율은 바이든 당선인이 조지아와 미 전역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했지만, 전국적으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이는 층에 속했던 아시아계 미국인의 투표율이 거의 두 배가 된 것은 광범위한 변화를 시사한다고 WP는 전했다.
이런 변화는 애리조나, 미시간, 네바다와 같은 경합주에서도 나타났으며 격전지에서 AAPI는 다른 어떤 그룹보다 투표율을 높였고, 공화당 텃밭이지만 이번에 바이든이 이긴 조지아와 애리조나에선 AAPI 유권자 증가보다 적은 표 차로 승부가 결정됐다.
아시안아메리칸정의진흥협회 애틀랜타지부 임원인 스테파니 조는 "우리는 흑인 여성, 라티노, 젊은이들과 함께 조지아의 모습을 바꿨다"고 말했다.
바이든 지지 단체를 이끈 한인 이민자 2세인 샘 박 조지아주 하원의원도 "우리는 다른 유색 인종 공동체와 함께 승리를 도왔다"고 말했다.
WP는 양당이 결선 투표를 앞두고 아시아계 유권자의 증가가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뢰플러 의원과 대결하는 민주당 라파엘 워녹 후보는 지난주 두 차례 AAPI 행사에 참여했으며 지역 내 한국, 중국, 남아시아 신문에 광고를 냈다. 퍼듀 의원과 맞붙은 존 오소프 민주당 후보는 AAPI 선거구 책임자를 곧 채용할 계획이다.
양당 전략과 관련,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해 민주당은 이민자를 환영하는 관대하고 포용적인 미국의 이미지를 토대로 호소하는 반면 공화당은 사회적·재정적 보수주의와 반(反) 공산주의에 대한 호소를 기반으로 한다고 WP는 전했다.
z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