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지도부, 자국 핵과학자 암살에 잇따라 '복수' 경고(종합)
배후로 이스라엘 지목…중동 지역 무력 충돌 우려 고조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이란의 핵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 암살과 관련해 이스라엘이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지도자들이 잇따라 복수를 경고하고 나섰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사건 이틀째인 28일(현지시간) 공식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을 통해 "가해자와 책임자들을 확실히 처벌하고, 순교자(파크리자데)의 모든 분야에 걸친 과학·기술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메네이는 파크리자데를 '권위 있는 핵·국방 과학자'라고 칭하면서 "그는 범죄자와 잔인한 용병들의 손에 순교했다"고 애도와 분노를 표시했다.
정규군과 함께 이란의 양대 군사조직을 이루는 정예군 혁명수비대도 '엄한 복수'를 경고했다.
이란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이날 "이란 국민의 적들, 특히 이 범죄(파크리자데 암살)의 주모자와 실행자, 지지자 등은 이 같은 범죄가 명예롭고 강력한 길을 지속하려는 이란의 단호함을 훼손하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라미는 이어 "그들은 엄한 복수와 징벌이 현안이 될 것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이날 TV 방송 성명에서 이스라엘을 파크리자데 암살 배후로 지목하면서 "이란은 시오니스트들이 꾸민 음모의 덫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영리하다"면서 "그들은 혼란을 조장하려 하고 있지만 우리가 그들의 '손'을(흔적을) 읽었으며, 그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파크리자데는 전날 수도 테헤란에서 약 40km 떨어진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그가 탄 자동차는 폭파된 뒤 총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란이 곧바로 테러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해 복수를 천명하면서, 중동 지역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날 이란의 보복 경고 뒤 해외 자국 대사관에 최고 수준의 경계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이스라엘 N12 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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