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승에 '버핏지수' 역대 최대…증시 고평가 논란
GDP 대비 시총 비율 113%…"경제와 괴리" vs "참고지표일 뿐"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코스피가 2,630대에 오르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증시 고평가 판단지표인 '버핏 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과 한국거래소 통계를 종합하면 지난 27일 현재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견준 국내 전체 상장사 시가총액(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합산)의 비율은 112.7%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통계치가 발표된 직전 4개 분기(2019년 3분기∼2020년 2분기) 국민소득 수치를 적용해 산출한 비율로, 실제 올해 연간 국민소득과 비교한 시총 비율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해 하반기 명목 국민소득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이전 강세장 가운데 최고치는 코스피가 직전 고점을 기록했던 2018년 1월 29일의 106.4%(2018년 GDP 기준)였다.
GDP 대비 시총 비율은 증시가 역사적 평균 대비 고평가됐는지 저평가됐는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로 곧잘 사용된다.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즐겨 사용한다고 알려지면서 흔히 버핏 지수로 통용된다. 버핏은 미국 증시를 판단할 때 이 지수가 80% 미만이면 저평가, 100% 이상이면 고평가 국면이라고 봤다.
증권가에선 GDP에 견준 현 시총 비율은 과거 추세와 비교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란 평가가 나온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GDP 대비 시총 비율이 장기추세에서 이탈한 부분은 기초여건(펀더멘털)과 주가 간 괴리의 크기를 반영한다"며 "여기에는 아직 GDP에 반영되지 않은 백신 상용화 기대,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기대, 한국판 뉴딜 등 대규모 정책 및 경기회복 기대 등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기대 요인들이 현실화하지 않을 경우 주가는 합리적인 수준이라고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버핏 지수는 증시를 평가하는 여러 참고지표의 하나일 뿐 현시점에서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김용구 삼성증권[016360] 연구원은 "미국 등 다른 증시의 경우 버핏 지수가 훨씬 높은 상황에서 국내 증시에만 너무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윌셔 5000 지수로 산정한 미국의 버핏 지수는 이달 초 기준 약 170%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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