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부실대응·지방선거 패배로 브라질 대통령 입지 흔들
주요 대도시서 지지율 하락세…시장선거 결선투표 특정후보 지원 포기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비교적 견고한 모습을 보이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지지율이 지방선거를 고비로 흔들리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브라질 여론조사업체 이보페(Ibope)가 전국 27개 주도(州都) 가운데 24개 시를 대상으로 조사해 내놓은 결과에 따르면 19개 시에서 지지율이 지방선거 이전보다 많이 하락했다.
도시에 따라 지지율 하락 폭이 12∼13%포인트를 기록한 가운데 지지율 평균치는 30%대에 그쳤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9일 지방선거 결선투표에서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상파울루든 리우데자네이루든 어느 한쪽 편에 서지 않을 것"이라면서 "유권자들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게 표를 주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 15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지원을 받은 후보는 대부분 패배했다.
특히 정치적 비중이 큰 상파울루주와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 출마한 친(親)보우소나루 후보들이 전멸하면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도 상당한 정치적 타격이 예상된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마음이 급해진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내년 초에 정당에 가입할 뜻을 밝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018년 대선에서 우파 사회자유당(PSL)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나 이후 당 대표와 갈등을 빚다가 지난해 11월 탈당하는 바람에 현재는 무소속이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복음주의 개신교 세력의 지지를 배경으로 '브라질을 위한 동맹'(APB)이라는 극우 정당 창당을 추진해 왔으나 1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다.
최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물가 상승과 실업자 증가로 국민적 불만이 커지고 있어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여론을 반전시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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