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유기업 디폴트 내년에도 지속…좀비기업 청산 藥 될것"
(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해 빚어졌던 중국 국유기업들의 잇따른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다만 이는 단기적으로는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이른바 '좀비 기업'을 솎아냄으로써 '약(藥)'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미 경제매체인 CNBC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전문가들과 신용평가사 등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의 자본조달 상황이 다소 빠듯해질 가능성이 있어 내년에도 중국 국유기업들의 디폴트가 미미하게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피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부터 경제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보다 중립적 정책 기조'로 바뀌었다"면서 "내년에는 올해 초보다 중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빠듯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비 과잉의 분야나 민간기업이 많이 진출한 분야의 '취약한' 국유기업은 중국 정부로부터의 지원 가능성이 작아 높은 디폴트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디폴트를 맞은 중국 국유기업은 5개, 민간기업은 20개 사로 나타났다.
투자은행인 제프리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 국유기업의 디폴트는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에 해를 끼치겠지만 좀비 기업들이 쓰러지도록 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투자자들과 은행들에 혜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20일 독일 BMW의 중국 사업 합작 파트너인 화천그룹(華晨集團·Brilliance China Automotive)이 파산 절차를 밟아 시장을 경악하게 했다. 중국 신용평가사가 매긴 화천그룹의 회사채 등급은 한 달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고 등급인 트리플A(AAA)였다.
역시 'AAA' 등급이었던 중국의 반도체 유망주 칭화유니그룹도 지난 17일 만기가 돌아온 13억 위안(약 2천19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하지 못하고 디폴트를 냈다. 허난성의 국영 광산회사인 융청(永城)석탄전력도 AAA 등급 상태에서 지난 10일 10억 위안 규모의 회사채를 막지 못했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은 '무관용'의 원칙으로 시장의 공정성과 질서를 수호할 것이라면서 단호한 대응을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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