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녹화에 4㎞ 행진을 1블록으로…코로나에 위축된 뉴욕 축제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 관중 운집 막고 'TV쇼'로 변신
(뉴욕=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대표하는 뉴욕의 유서 깊은 축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낯선 풍경을 연출했다.
뉴욕시 맨해튼에서 열린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26일(현지시간) NBC방송을 통해 미 전역으로 중계됐으나, 예년과 달리 어딘가 썰렁한 모습이었다.
대형 캐릭터 풍선을 앞세운 퍼레이드 행렬에 환호하는 인파를 찾아볼 수 없었던 것은 물론 축제 규모와 범위도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이번 퍼레이드는 당일에 열린 '라이브 행사'가 아닌 사전 녹화였기 때문이다. 일종의 TV쇼로 전락한 셈이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주최측은 코로나19 대유행 사태로 주변 길가에 관중 운집을 금지했고, 사흘간의 녹화에 참여한 퍼레이드 진행 요원도 종전 8천명에서 올해 960명으로 88% 감축했다. 이들은 모두 마스크를 써야 했다.
350만명의 인파가 몰려든 작년 퍼레이드와는 천양지차였다.
메이시스 퍼레이드를 상징하는 다양한 캐릭터의 대형 풍선 수는 16개에서 12개로, 화려한 장식의 무대차량은 26개에서 18개로 각각 줄었다.
작년까지 맨해튼 도심을 4㎞ 누비던 퍼레이드는 올해 34번가의 한 개 블록을 행진하는 데 그쳤다.
이번 축제의 프로듀서인 수전 테세로는 "모두가 집에서 안전하게 있을 수 있도록 이렇게 한 것"이라며 "(TV를 통해) 여전히 대형 풍선과 무대 차량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최측은 코로나19 대유행 억제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뉴욕시 당국과 긴밀히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1924년 시작된 메이시스 추수감사절 퍼레이드는 2차 세계대전 기간인 3년 동안 중단된 것을 제외하면 매년 빠짐없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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