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말 안 섞은 매코널…상원서 차기 내각 인준 전망은
정권 인수작업 시작됐지만 '바이든 당선' 인정 않고 3주째 침묵
내각 지명자 상원인준 고심…"민주당과 협력할 것"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대선 이후 한 달이 다 되도록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당선인이 공식 취임할 경우 내각 구성을 위한 인준안 통과를 포함해 상원과 협의할 사안이 수두룩 하지만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상원의원 6선 출신의 바이든 당선인과 매코널 원내대표는 24년 동안 동료 의원으로 지냈으며, 바이든 당선인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낼 당시에는 중대 협상의 당사자로 나서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인정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정권 인수 작업에 착수했지만 매코널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우리가 얘기하는 것은 모두 대선 결과와는 상관없다"며 "때가 되면 결과가 나오고, 내년 1월 20일 차기 행정부 취임 선서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 게 전부다.
그러는 동안 바이든 당선인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장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 국장 내정자를 발표하는 등 차기 내각 인선을 시작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측의 유력 정치인들은 차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인준 부결을 시사했다고 WP가 전했다.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질서 정연하게 미국의 쇠락을 이끌 관리인",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협동조합과 전쟁 추종주의자들로 채워졌다.", 톰 코튼 상원의원은 "친중파(panda huggers)들만 모아놨다" 등의 혹평을 내놨다.
이들은 모두 2024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노리는 인사들이라고 WP는 설명했다.
반면 공화당에서도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밋 롬니 의원 등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내정 인사에 대한 상원 인준을 약속했다.
만약 공화당이 오는 1월 5일 조지아 상원의원 결선 투표 결과에 따라 상원 과반을 차지할 경우 차기 내각 후보자의 인준안 상정 여부는 매코널 원내대표 손에 달려 있다.
이 경우 매코널 원내대표는 당내 유력 주자들의 반대와 바이든 당선인의 내각 구성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인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차기 내각 인사안에 대한 동의도 나타낸 적이 없다.
다만 매코널 원내대표가 인준을 완전히 반대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매코널 측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WP가 전망했다.
앞서 그는 오바마 행정부 마지막 2년 동안 공화당이 상원 과반을 차지한 후에도 국방·법무장관 등의 인선안에는 협조했다.
게다가 매코널 원내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강행한 아프가니스탄 미군 철수와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해임에도 반대하고 있다.
폴 라이언 전 공화당 하원의장은 "조지아에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해 매코널 원내대표가 자리를 유지하는 게 바이든 당선인으로서는 유리할 것"이라며 "매코널 원내대표는 정쟁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는 방법을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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