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경분쟁지 부탄 영토 내에 마을·도로 건설"(종합)
인도 NDTV, 위성 이미지 토대로 주장…CNN도 관련 보도
부탄 측은 부인…전문가 "부탄이 잡음 원하지 않는 듯"
(뉴델리·서울=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한종구 기자 = 인도와 국경 분쟁 중인 중국이 또 다른 히말라야 산악지대 분쟁지의 부탄 영토 내에 마을과 도로를 건설했다는 주장이 인도 언론에 의해 제기됐다.
문제가 불거진 곳은 2017년 인도군과 중국군이 73일간 무력 대치를 한 도카라(중국명 둥랑<洞朗>·부탄명 도클람) 지역 인근이다.
인도 동북부 시킴주 북쪽에 자리 잡은 도카라 지역은 중국, 부탄 국경과도 맞물리는 등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다.
특히 인도는 뉴델리 등과 북동부 지역을 연결하는 실리구리 회랑 지대와 가까운 이곳을 전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인도 NDTV는 미국 우주기술 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 이미지 등을 토대로 최근 며칠간 관련 뉴스를 연속 보도했다.
NDTV는 지난해 12월 8일과 지난 달 28일 같은 장소를 찍은 사진을 비교해 도카라 인근 부탄 영토 안쪽 2㎞ 지점 토르사강 근처에 중국이 '팡다 마을'(Pangda Village)을 새롭게 건설했다고 주장했다.
NDTV는 '팡다마을(중국)'의 위치가 표기된 부탄 정부의 공식 지도도 근거로 제시했다.
이 방송은 또 중국이 인근 부탄 영토 내 9㎞까지 이어지는 도로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CNN방송도 24일 맥사 테크놀로지 측의 주장을 인용해 NDTV 보도를 사실상 뒷받침했다.
맥사 테크놀로지는 "해당 이미지는 토르사강 계곡 모든 지역에 걸쳐 중대한 건설 활동이 있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도카라 지역 인근에는 새로운 군사용 보급창고도 건설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베트소프 남기엘 주인도부탄대사는 "부탄 내에는 중국 마을이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부탄 측 반응과 관련해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연구재단의 마노지 조시 연구원은 "부탄은 지금 상황과 함께 살아가면서 잡음을 내지 않고 딴 곳을 쳐다보기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와 인도 외교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환구시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NDTV의 주장 등을 부인했다.
부탄은 전통적으로 인도와 깊은 유대 관계를 맺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투자를 앞세운 중국과도 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한 채 실질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서고 있다.
특히 올해는 5월 판공호수 난투극, 6월 갈완 계곡 '몽둥이 충돌', 45년 만에 총기 사용 등 라다크 지역에서 양국 군이 잇따라 충돌하면서 긴장이 크게 높아졌다.
cool@yna.co.kr
jkh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