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펀드 개수 줄이고 규모 키워야…신뢰 회복 필요"(종합)

입력 2020-11-24 16:53
"공모펀드 개수 줄이고 규모 키워야…신뢰 회복 필요"(종합)

한국증권학회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침체에 빠진 주식형 공모 펀드를 활성화하려면 펀드 개수를 줄이고 규모를 키워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고광수 부산대 경영대학 교수는 24일 한국증권학회 주최로 열린 '주식형 공모 펀드의 침체 진단과 활성화' 온라인 정책 심포지엄에서 "공모 펀드 시장은 주식시장 규모에 비해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고 교수는 펀드 소규모화, 판매사 직원과 투자자 간 이해 상충, 자산운용사의 새로운 시장 개척 의지 부족 등을 공모 펀드 침체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공모 펀드를 쉽게 만들 수 있는 환경에서 신규 펀드를 선호하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초소형 펀드는 거의 사라졌지만 아직도 많은 소규모 펀드가 있다"고 전했다.

국내 공모 펀드 평균 규모는 10월 말 현재 주식형 470억원, 혼합형 190억원, 채권형 790억원 등이다.

또 고 교수는 "판매원들은 투자자의 위험 선호도와 목적보다는 자신들의 핵심성과지표(KPI) 점수를 높이는 상품을 제시하거나 시기마다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을 권유했다"고 지적했다.

주식형 공모 펀드 활성화 방안으로 고 교수는 "다양한 방법으로 펀드 개수를 줄이고 규모를 늘려 운용 능력과 신뢰성을 높여야 한다"며 "또 판매원 KPI가 아닌 투자자를 위한 상품을 권유하고 판매원의 상품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고도의 분산 투자로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글로벌 펀드 상품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아이셰어즈(iShares)와 비슷한 전 세계 포트폴리오 펀드를 개발하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투자 수요를 충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셰어즈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상장지수펀드(ETF) 브랜드다.

자산운용업계에서도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가 신뢰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토론자로 참여한 조준환 한국투자신탁운용 상무는 "100조원까지 늘어났던 공모 펀드 시장이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투자자들의 아픈 투자 경험 때문"이라며 "단기 성과와 트렌디한 상품 판매에 급급하고 운용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신상품을 수시로 파는 판매방식이 펀드 시장에 대한 불신을 키운 데 일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펀드가 자산운용 수요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한 부분이 공모 펀드 외면이라는 결과를 초래한 것 같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신뢰를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현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도 "'동학개미'와 '서학개미'로 불리는 직접투자 열풍이 부는 데에는 펀드 성과가 크게 기대에 못 미치거나 최근 펀드 관련 여러 불미스러운 사태가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 트렌드 변화를 포착하지 못하고 이전과 동일한 관점에서 펀드 상품을 제조한 운용업계에서 자기 혁신이 일어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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