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장관에 옐런 전 연준 의장 낙점…또 첫 여성 기록(종합2보)

입력 2020-11-24 16:02
수정 2020-11-24 16:23
미 재무장관에 옐런 전 연준 의장 낙점…또 첫 여성 기록(종합2보)

재무장관·연준 의장·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 모두 역임 기록

고용 중시한 '비둘기'로 두루 신임 높아…코로나19 위기대응이 과제

(뉴욕·서울=연합뉴스) 강건택 특파원 최윤정 기자 = 재닛 옐런(74)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바이든 정부 초대 재무장관으로 낙점됐다고 미국 주요 언론들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식 지명 후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옐런 전 의장은 미국 역사상 첫 여성 재무장관이 된다.

'경제 대통령'인 연준 의장에 여성으로서 처음 올랐을 뿐 아니라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과 중앙은행장(연준 의장)에 이어 재무장관까지 모두 역임한 최초 인물이기도 하다.



옐런 전 의장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2014년 연준 의장이 됐고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냈다.

노동 경제학자로 이름을 날리다 1997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을 맡으며 공직에 발을 들였다.

브라운대를 졸업하고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하버드대 조교수, 연준 이사회 이코노미스트, 런던정경대 강사를 거쳐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로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선 브루킹스연구소 적을 두고 바이든 캠프에 경제정책을 조언했다.

옐런 의장이 통화정책 운전대를 잡았을 때는 세계 금융위기가 어느 정도 수습되고 '양적완화 종료'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는 2015년 거의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인상을 하며 정책방향 전환이라는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5번 금리를 올리는 동안 시장과 소통하며 점진적으로 추진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재가를 받지 못해서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단임한 연준 의장이라는 기록도 얻었다.





이번 인사는 바이든 당선인으로서는 정치적으로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 의원 대부분이 좋아하고 신뢰하며, 다수의 공화당 의원이 존중하고, 월가에서도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잘 알려진 인물을 골랐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옐런 전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라는 절박한 시국과 맞물려 초당적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탄소배출세 도입을 주장하는 등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와서 민주당 내 진보 진영에서도 호감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연준 의장 인준 당시에도 안전한 선택이라는 평을 받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월가에 비판적인 진보 성향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도 후보로 검토했으나, 인준 과정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찬성을 얻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재무장관은 공적 채무를 관리하고, 외국에 경제 제재를 집행하며, 납세 현황을 감독하면서 경제를 선두에서 이끄는 일등항해사에 비유된다.

옐런 전 의장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대량 실업 위기 해소, 추가 경기부양 패키지 협상, 빈부격차 축소 등의 어려운 과제를 맡을 전망이다.

그는 재무부의 파트너인 연준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고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지금같은 경제위기 상황에 적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UFG 유니온 뱅크의 대표 이코노미스트 크리스 럽키는 "옐런 전 의장은 연준에 소득 불평등과 포용성 주제를 끌어들인 인물"로 지금같이 실업률이 높은 시국에 딱 맞는다고 말했다고 CNBC는 전했다.

옐런 전 의장의 남편은 '정보 비대칭 이론'의 창시자로 2001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조지 애컬로프 버클리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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