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못낳는다며 며느리 학대해 숨지게 한 중국 시부모
22살 여성 결혼 6개월 만에…남편도 학대 거들어
법원은 살인 대신 학대 혐의로 2~3년형 선고해
"여성 폭력에 너무 관대" 비판 빗발치자 재심 결정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중국에서 시부모가 아이를 낳지 못한다며 며느리를 학대해 숨지게 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남편도 시부모의 학대를 말리기는커녕 거들었다.
중국 1심 법원은 또 이들 시부모와 남편에 대해 징역 2∼3년 형의 솜방망이 처벌을 선고해 여론을 들끓게 했으며, 결국 2심 법원은 재심을 결정했다.
24일 중국일보와 미국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산둥성 더저우시 중급인민법원은 최근 처벌 수위가 너무 낮아 논란이 된 22살 팡모 여성에 대한 학대 혐의 재판과 관련, 위청인민법원의 1심판결을 파기하고 재심을 요청했다.
더저우법원은 또 1심 재판이 공익이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것도 아닌데 공개적으로 열리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위청인민법원도 분노한 여론을 의식해 성명을 내고 2심 판결 후 지난 19일 재판을 다시 열겠다고 밝혔으나, 팡씨측 요청으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위청인민법원은 앞서 지난 1월 팡모씨를 학대한 혐의로 시부모인 장지린과 류란잉에 각각 징역 3년 형과 2년 2월형을 선고했다.
남편 장빙에게는 같은 혐의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 판결문을 보면 시부모와 장씨는 팡씨가 임신하지 못한다며 구박하고, 밥을 주지 않고 굶기거나 각목으로 때리고, 추운 겨울 밖에 서 있게 하는 등 학대했다. 학대 행위는 결혼 후 계속됐는데, 팡시 사망 당일은 온종일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팡씨는 2018년 7월 결혼해 6개월만인 이듬해 1월 31일 죽음에 이르렀다.
장씨와 그 부모는 그러나 살인 혐의가 아닌, 가족에게 적용되는 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중국 현행법상 학대 혐의의 최고형도 징역 7년 형인데, 실제 형량은 이보다 훨씬 낮은 것이다.
위청인민법원은 이들 가족이 손해배상금으로 5만 위안(약 845만 원)을 스스로 냈고,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의 기미를 보였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이 나온 후 중국에서는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이번 판결을 다룬 해시태그 기사의 조회 수가 2억9천만 회를 넘어섰고, 이를 비판하는 댓글이 연이어 달렸다.
한 누리꾼은 "남편의 경우 결혼이라는 방패막이 있었기 때문에 가벼운 형을 선고받았다"며 분개했다.
또 "난임의 책임을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전가한다", "법과 사회 체계가 여성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 "법원이 여성 폭력에 너무 관대하다"는 등의 댓글이 쏟아졌다.
특히 모형 권총 장난감을 소유해도 엄벌에 처해지는데 한 여성을 죽음에 몰아넣은 사람들에 대한 처벌치고는 너무 가볍다는 지적도 나왔다.
2015년 중국에서는 18살 소년 류다웨이가 대만 온라인 쇼핑몰에서 장난감 권총 24정을 샀다가 1심 재판부에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후 2심에서 형량이 낮춰졌으나, 그마저도 7년 형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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