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3자배정 유증은 적법절차…투기세력에 흔들리면 안돼"

입력 2020-11-23 16:01
한진그룹 "3자배정 유증은 적법절차…투기세력에 흔들리면 안돼"

25일 가처분 심문 앞두고 우호 여론 형성 나서…상법·한진칼 정관 근거 제시

"이번 인수는 10만명 일자리 달린 문제"…법원, 25일 가처분 심문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한진그룹은 23일 "한진칼[180640]의 3자배정 유상증자는 '경영상 목적'에 부합하는 적법 절차"라며 "항공산업 재편을 통해 일자리를 보전하려는 노력이 사적 이익 극대화를 위해 투자하는 '외부 투기 세력'의 주장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003490]의 아시아나항공[020560] 인수를 놓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가처분 신청을 내며 반발하자 적법성을 강조하며 우호적인 여론 형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한진그룹은 이날 보도자료에서 "항공산업의 존폐를 위협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사상 초유의 상황 하에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고 국내 항공산업의 장기적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는 시급성, 이를 위해 법적 절차에 따라 가장 합리적인 자금조달 방안이 산업은행에 대한 3자 배정 유증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불가피하고 적법한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한진그룹은 상법 제 418조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6항에서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진칼 정관에 따르면 긴급한 자금 조달, 사업상 중요한 자본제휴를 위해 주주 이외의 자에게 이사회 결의로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한진그룹은 "대법원도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도 경영상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 정관이 정한 범위 내에서의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긴급한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최소 2∼3개월 소요되는 주주배정 방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현재 주요 주주들이 추가적인 인수 능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며, 실권주 인수의 경우 가치 대비 주가가 과하게 높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KCGI에 대해서는 "자신들의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고 투자자의 돈으로 사적 이익 극대화만을 추구하는 '사모펀드'일 뿐"이라며 "코로나19로 회사가 존폐의 위기에 몰려 있을 때 아무런 희생이나 고통 분담 노력도 없다가 이번에 가처분을 신청한 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행태"라고 비난했다.

이어 "KCGI는 작년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번 딴지걸기는 '아전인수'격"이라고 지적했다.

KCGI가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심문은 25일 오후 5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한진그룹은 "법원에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될 경우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무산되고 이후 국적 항공사에 대한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번 인수 결정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협력업체 종사자를 포함한 10만여명의 일자리가 달린 문제라는 점도 거듭 강조하며 법원이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어 "몇 해 전 공적자금의 적시 투입 등을 미루다가 세계적 해운사였던 한진해운이 파산에 이르게 돼 대한민국 해운산업이 사실상 붕괴했던 안타까운 전철이 항공산업에서 다시 반복돼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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