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바흐 올림픽 개최 결의는 '정권유지-재선' 위한 거래?
아사히 "스가, 도쿄올림픽 정권 유지·부양에 이용 의도"
"바흐, 내년 봄 위원장 선거 앞두고 취소 선택지 없어"
(도쿄=연합뉴스) 김호준 특파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와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함께 도쿄올림픽 개최 결의를 밝힌 것은 올림픽을 정권 유지에 이용하려는 스가 총리와 내년 봄 재선을 노리는 바흐 위원장의 의도를 엿볼 수 있는 거래였다고 아사히신문이 20일 주장했다.
신문은 이날 사설을 통해 국내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바흐 위원장의 지난 15~18일 일본 방문을 거론하면서 "(바흐 위원장이 가고) 남은 것은 말할 수 없는 위화감이며, 일반 감각과의 큰 어긋남"이라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지난 16일 바흐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인류가 바이러스를 이긴 증거"로 보여주기 위해 예정대로 내년 여름 도쿄올림픽을 개최하자고 말했고, 바흐 위원장도 "결의를 공유한다"고 화답했다.
아사히신문은 이에 대해 "정권의 유지·부양에 올림픽을 이용하고 싶은 총리의 의도와 내년 봄 IOC 회장 선거를 앞두고 철퇴(撤退)의 선택지가 없는 바흐 씨의 사정이 아른거리는 거래였다"고 주장했다.
올림픽 개최에 의욕을 보이는 것은 잘못이 아니나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자세를 잊고 개최를 미리 정해놓고 돌진하면, 사람들이 따라가지 못하고 대회의 성공도 의심스러워진다는 비판도 했다.
신문은 "(코로나) 백신 개발에 빛이 보이기 시작한 것과 몇 개 종목에서 국제대회가 열린 것이 (올림픽 개최를 향한) 강한 발언으로 연결됐을지도 모른다"면서 "그러나 백신은 언제, 어떤 품질의 것을,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을지 전망이 서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근 개최된 국제대회도 대체로 관객을 들이지 않는 엄격한 조건에서 조금씩 경험을 쌓은 정도로, 200개가 넘는 국가·지역의 선수가 모여 다양한 종목의 경기를 분산된 장소에서 단기간 집중적으로 하는 올림픽과 같은 차원으로 논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서둘러야 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 대책의 구상과 내용을 채워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라고 신문은 주장했다.
일본 정부와 도쿄도, 대회 조직위원회가 최근 해외 올림픽 관객에 대한 '입국 후 2주 자가 격리 면제·대중 교통수단 이용 인정' 방안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그것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느냐"며 "정중한 설명과 사정에 따라서는 재검토도 요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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