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또 가짜매출 의혹…이번엔 바이두 인수 YY라이브
美 공매도기관 "매출 90% 조작" 주장…YY라이브 "생태계 무지" 반발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에서 급성장하던 루이싱커피가 대형 회계 부정 사건을 일으켜 시장에 큰 충격을 준 데 이어 이번에는 바이두(百度)가 사기로 한 인터넷 생방송(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YY라이브가 매출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일 차이신(財新)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공매도 전문 투자 기관인 머디 워터스는 지난 18일(현지시간) 71쪽 분량의 보고서를 내고 YY라이브를 운영하는 중국 기업인 환쥐스다이(歡聚時代·JOYY)가 가상 로봇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대량으로 매출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머디 워터스는 1억1천600만건의 거래 정보를 수집해 자동화 분석을 하고 내부 관계자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1년 넘게 환쥐스다이를 관찰하고 있었다면서 환쥐스다이의 핵심 사업인 YY라이브가 생방송 매출의 최대 90%를 조작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디 워터스는 수집 표본을 분석한 결과, 시청자들이 방송 진행자(BJ)에게 주는 선물 중 절반 이상이 서버와 연결된 가상 로봇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다.시청자 규모를 부풀리려고 '로봇 시청자'를 동원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머디 워터스는 YY라이브의 해외판인 빙고 라이브의 인도·중동·동남아 매니저들이 빙고라이브 이용자의 60∼70%는 로봇이라고 실토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공격에 환쥐스다이는 강력히 반발했다.
환쥐스다이는 성명을 내고 "머디 워터스의 보고서는 라이브 스트리밍 산업 생태계에 대한 무지로 가득 차 있다"며 "보고서의 논리가 명확하지 않고 수치가 혼란스러울 뿐만 아니라 대량의 잘못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머디 워터스의 이번 공격은 공교롭게도 중국의 대형 인터넷 기업인 바이두가 동영상 사업 강화를 위해 36억 달러(약 4조원)를 들여 YY라이브를 인수하겠다는 발표를 내놓은 직후 이뤄졌다.
회계 부정 의혹 제기 직후 나스닥에서 환쥐스다이 주가는 한때 크게 곤두박질쳤다가 회사 측의 적극적인 반박에 다소 회복되는 중이다.
환쥐스다이 주가는 18일 26.48% 폭락했다가 19일에는 16.9% 올랐다.
만일 머디 워터스의 주장이 추후 사실로 밝혀진다면 바이두는 실제 가치보다 많은 돈을 주고 회사를 사들인 셈이 된다.
머디 워터스는 지난 1월 루이싱커피의 회계 부정 사실을 폭로해 유명해진 기관이다. 머디 워터스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로 확인되면서 루이싱커피 주가는 폭락했고 미국 증시에서도 퇴출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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