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독점 사령탑 만든다…알리바바 등 '인터넷 공룡' 겨냥

입력 2020-11-20 09:47
중국 반독점 사령탑 만든다…알리바바 등 '인터넷 공룡' 겨냥

시장감독총국·인터넷판공실·공안부·인민은행 등 17개 부처 참여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알리바바 같은 거대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가 반독점 정책의 수립과 집행 전반을 총괄하는 범정부 사령탑을 만든다.

중국 국무원은 19일 밤 국가시장감독총국의 건의에 따라 '반(反)부정경쟁 부처 연석회의'를 설치한다고 전날 밤 밝혔다.

연석회의는 반독점·반부정경쟁 업무 주무 기구인 시장감독총국과 인터넷판공실, 공업정보화부, 공안부, 민정부, 교육부, 인민은행,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 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 총 17개 부처로 구성된다.

국무원은 반부정경쟁 업무의 지도·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경쟁 질서 문제를 더욱 잘 연구·해결하기 위해 협의체를 출범시킨다고 설명했다.

협의체 출범 소식은 중국이 지난 10일 중국이 대형 인터넷 플랫폼 기업 규제를 강화하는 반독점 규제 초안을 공표하면서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자국 인터넷 공룡 기업의 고삐를 죄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나왔다.

반부정경쟁이 반드시 인터넷 플랫폼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는 새로 출범하는 협의체의 주된 감독 대상이 대형 인터넷 기업이 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차이신(財新)은 "최근 국무원과 시장감독총국이 빈번하게 부정경쟁 방지에 관한 문건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인터넷과 신경제 영역이 중점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반독점·반부정경쟁 업무는 우리나라의 공정거래위원회에 해당하는 시장감독총국이 주로 맡았지만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중국인의 거의 모든 생활 영역으로 넓어지면서 규제 사각을 없애기 위해 대부분 부처를 망라한 사령탑을 두기로 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무원은 지난 10일 발표한 '규제 개혁 방안'을 통해서도 시장감독총국을 중심으로 유관 부처가 협력해 올해 안에 질서 있는 경쟁이 자리 잡힌 인터넷 플랫폼 경제를 이끄는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예고하면서 이를 통해 인터넷 영역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부정당 경쟁 등 위법 행위를 색출함으로써 기업들의 합법적 경영을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대형 인터넷 기업 반독점 규제는 최근 갑작스럽게 시작된 것은 아니지만 공교롭게도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이 지난달 공개 행사에서 금융 당국의 감독 기조를 도발적 어조로 정면 비판한 뒤에 급물살을 타는 모양새다.

금융 당국은 지난 2일 마윈을 전격 소환해 공개 질책했고, 급기야 지난 3일에는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절차가 상장 불과 상장 이틀 전에 전격 중단되는 충격적인 사태로 벌어졌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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