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 방문…미 국무장관으로 처음

입력 2020-11-19 22:13
폼페이오,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 방문…미 국무장관으로 처음

"정착촌 상품, 이스라엘산으로 표시해야"…팔레스타인인들은 반대 시위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9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을 방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과 AP 통신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예루살렘 근처 프사고트 정착촌에 있는 포도주 양조장을 찾았다.

미국 국무장관이 요르단강 서안 내 유대인 정착촌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스라엘이 권한을 행사하는 지역의 모든 생산품이 미국으로 수출될 때 '이스라엘산'이라고 표시해야 한다"며 정착촌 생산품을 이스라엘 제품으로 간주한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적인 목소리를 겨냥한 발언이다.

유럽연합(EU) 최고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작년 11월 이스라엘 정착촌에서 생산된 제품에 점령지에서 생산됐다는 표시를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팔레스타인인 수십 명은 이날 양조장 근처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고 일부는 유대인 정착촌의 산업지대 입구에서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돌을 던졌다.

팔레스타인인들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문이 유대인 정착촌을 정당화한다고 비판한다.

요르단강 서안은 이스라엘이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지역이고 팔레스타인인들이 제한적으로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유엔 등 국제사회가 불법으로 규정하는 유대인 정착촌을 확대해왔다.

현재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 200여 곳에는 이스라엘인 약 60만 명이 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작년 11월 요르단강 서안의 유대인 정착촌이 국제법에 어긋나는 것으로 간주하지 않겠다고 밝혀 아랍권의 반발을 샀다.

그의 정착촌 방문으로 재차 이스라엘 입장을 두둔한 것으로 풀이된다.

폼페이오는 이날 정착촌에 이어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골란고원도 방문할 예정이다.

골란고원 역시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이후 점령한 땅이지만 유엔에 의해 불법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3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 주권을 인정한다고 선언했다.

유럽 및 중동 순방차 18일 이스라엘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했고 20일 이스라엘에서 출국할 예정이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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