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KCGI 가처분 인용시 항공사 통합 무산…차선책 마련"

입력 2020-11-19 16:01
수정 2020-11-19 18:01
산은 "KCGI 가처분 인용시 항공사 통합 무산…차선책 마련"

"통합 항공사 경영성과 미흡시 조원태 경영 일선서 퇴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김연숙 기자 = 산업은행은 19일 "법원이 '3자 연합'의 KCGI가 낸 가처분 신청을 인용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거래는 무산될 수밖에 없으며 이 경우 차선책을 신속히 마련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대현 산은 부행장은 이날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자 연합의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다수의 법무법인을 통해 소송이나 인용 여부를 검토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부행장은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외부 컨설팅을 받고 있는데 매각이 무산된다면 기존 계획대로의 (채권단) 관리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3자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사모펀드 KCGI·반도건설)은 산은에 배정하는 한진칼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의에 반발하며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다. 조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이들은 이번 인수 결정을 조 회장의 경영권 보장을 위한 '밀실야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 부행장은 대한항공이 아닌 한진칼을 통해 지원하는 이유에 대해 "대한항공이 2조5천억원의 유상증자를 하고 한진칼 대신 산은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한진칼의 대한항공 지분은 20% 미만이 돼 지주사 요건을 위반한다.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부과 및 위반상태 해소 명령 조치가 내려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로부터 위반 상태 해소 명령이 내려지고 사실상 지주회사 체제가 붕괴되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한진칼이 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하는 이유에 대해 "주주배정 유상증자의 경우 2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긴급한 자금 수요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나항공은 연말까지 자본확충 없이는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하락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부행장은 "산은은 일부에만 우호적인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의결권 행사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 결정을 위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기구를 통해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행장은 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이후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그는 "조원태 회장은 담보 가치 1천700억원인 한진칼 지분 전체를 담보로 제공했다"며 "산은은 경영평가를 통해 경영 성과가 미흡하면 담보를 처분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등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산은은 8천억원을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에 투입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 전체가 담보로 잡혔고, 윤리경영을 위한 7대 의무 조항이 부여됐다.

최 부행장은 "투자합의서 위반 시 한진칼이 책임을 부담하는 구조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손해배상에는 전혀 책임을 부담하지 않고 오히려 위반 시 계열주도 책임을 부담하고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약금 5천억원과 손해배상 이행 보장을 위해 조원태 회장이 보유한 한진칼 주식 전체와 한진칼이 향후 인수할 대한항공 신주 7천300억원을 필요 시 임의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산은이 취득하는 한진칼 보통주에 대해선 "단기적인 회수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코로나 위기가 종식되고 영업 상황이 회복되면 매각하거나 자사주로 매입하도록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 부행장은 이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 주식(30.8%)은 이번 거래 대상이 아니다"며 "해당 지분은 통합 작업이 끝나면 시장에 매각해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의 채권 회수에 사용된다"고 언급했다.

최 부행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의 대한항공 지원 문제를 거론하면서는 "현재 검토단계에 있는데 투입 금액 등을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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