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화, 텃밭 조지아주서 '親트럼프·非트럼프' 내분

입력 2020-11-19 01:52
미 공화, 텃밭 조지아주서 '親트럼프·非트럼프' 내분

'선거 결과 불만' 상원의원, 같은 당 주정부 장관에 사퇴 요구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미국 보수세력의 텃밭으로 불리는 조지아주(州)에서 공화당의 내분이 심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8일(현지시간) 공화당이 장악한 조지아 주정부와 공화당 상원 의원들이 대선 이후 심각한 갈등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지아주를 지역구로 둔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켈리 뢰플러 상원 의원은 최근 공동성명을 내고 같은 당 소속인 브래드 래펜스퍼거 조지아주 국무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번 선거는 제대로 치러지지 않았고, 이는 래펜스퍼거 장관의 책임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래펜스퍼거 장관에 대해 '말로만 공화당원'이라고 언급하면서 측근으로 꼽히는 두 상원 의원 편을 들었다.

이는 선거 결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측의 불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1960년 이후 대선에서 남부 출신이 아니면 공화당 후보만 찍어주던 조지아주는 이번 선거에선 민주당의 조 바이든 당선인을 선택했다.

또한 퍼듀 의원과 뢰플러 의원도 선거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해 내년 1월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래펜스퍼거 장관은 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했다면 어떤 불만도 제기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주장을 일축했다.

특히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으로부터 부재자 투표와 관련한 압력성 전화를 받았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따라 조지아주에서 재검표를 주도한 더그 콜린스 하원의원을 '거짓말쟁이'라고 공격했다.

NYT는 조지아주에서 벌어진 공화당의 내분을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을 둘러싼 노선 갈등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적인 지지자들에게 기대려는 측과 중도층 유권자 흡수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결별하려는 측의 충돌이라는 것이다.

일부 공화당 정치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공화당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과 거리두기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앤드라 길레스피 에모리대 정치학 교수는 "현재 시점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이 유리해 보인다"라면서도 "공화당 내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이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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