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정상회의로 눈가림 안돼"…다시 불거진 사우디 인권 논란
인권단체들, G20 정상들에게 사우디 주재 회의 불참 촉구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가 21∼22일(현지시간) 화상으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인 가운데 사우디의 인권 문제가 다시 부각했다.
AFP, 로이터 통신은 18일 사우디의 인권 논란이 G20 정상회의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며 인권단체들이 각국 지도자들에게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지 말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런던에서 활동하는 인권단체 'ALQST'의 대표 대행인 사파 알아흐마드는 AFP와 인터뷰에서 "사우디 정부가 양심수들을 석방하도록 압박하는 것은 (G20) 지도자들에게 달렸다"며 "그들(사우디 정부)이 인권 기록을 눈가림하도록 허용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또 사우디에 수감된 여성 인권운동가 로우자인 알하틀로울은 가족과 정기적으로 연락할 권리를 요구하며 최근 20일 넘게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여성의 운전 허용 등을 주장해온 알하틀로울은 2018년 3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체포된 뒤 사우디로 송환됐다.
앞서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10일 G20 국가들을 향해 사우디가 불법적으로 수감 중인 활동가들을 풀어주도록 압박할 것을 촉구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G20 의장직이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정부에 국제적 특권을 부여했다"며 사우디 정부가 자유를 끊임없이 탄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휴먼라이츠워치에 따르면 일부 여성 운동가들은 수개월 동안 독방에 수감돼 있고 전기고문, 태형, 성희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사우디 인권 논란의 대표적인 사례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다.
사우디 왕실을 비판했던 카슈끄지는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사건의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사우디는 G20 정상회의를 통해 중동의 맹주로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려고 하지만 인권 논란이 가시지 않는 것이다.
사우디 정부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는 듯 올해 인권 분야에서 개혁정책을 내놨다.
사우디 인적자원·사회개발부는 이달 4일 '현대판 노예제'라는 비판까지 받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보증인 제도 '카팔라'(kafala)를 개선하는 노동정책 개혁안을 발표했다.
이 개혁안에 따르면 사우디 내 외국인 노동자들은 내년 3월 14일부터 고용주의 승인이 없어도 직업 변경 및 여행·출국이 가능하다.
앞서 사우디 정부는 올해 4월 미성년자 피고인에 대한 사형 선고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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