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美中 참석한 다자 정상회의서 중국군 주둔설 일축

입력 2020-11-16 11:26
캄보디아, 美中 참석한 다자 정상회의서 중국군 주둔설 일축

(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캄보디아 정부가 미국과 중국이 참석한 다자 정상회의에서 미국 측이 꾸준히 제기해온 캄보디아 내 중국군 주둔설을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대신한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 등 18개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화상으로 개최된 동아시아정상회의(EAS)에서다.



16일 프놈펜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자리에서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먼저 이 문제를 꺼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미국은 캄보디아가 태국만에 있는 레암 해군기지에 외국 해군 자산과 병력을 받아들이려는 계획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캄보디아 내 외국 해군의 주둔은 역내 항행의 자유, 안보, 해양 안전 증진과 분쟁의 평화적 해결 프로세스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 자리에서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일 성명에서 "레암 기지의 시설 철거가 중국군 자산과 병력을 받아들이려는 캄보디아 정부의 계획과 연관됐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정부에 해명을 요구했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최근 레암 기지에서 미국이 건설한 해군 전략사령부 건물과 고속단정 정비시설이 철거됐다며 위성 영상자료를 잇달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훈센 캄보디아 총리를 대신해 EAS에 참석한 아운 폰모니로트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캄보디아 영토에는 어떠한 외국 군 기지도 없고, 주둔을 허용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캄보디아는 어떠한 외국 군 기지의 주둔도 엄격하게 금지하는 헌법에 담긴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고히 준수한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근거 없는 이야기의 확산과 반복된 주장은 캄보디아와 역내 국가 간의 불화를 야기하고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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