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업 임시직에 더 가혹한 코로나…임금 감소율 상용직 6배

입력 2020-11-17 06:15
관광업 임시직에 더 가혹한 코로나…임금 감소율 상용직 6배

근로시간·종사자도 더 많이 줄어…한국문화관광연구원 조사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여행사와 숙박업체, 카지노 등 관광산업 전반에서 근로시간, 임금, 종사자가 모두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상용직보다 고용 형태가 불안정한 임시·일용직이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17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50∼299인 관광사업체 근로시간 단축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업체당 월 평균 임금은 작년 말 기준 239만5천 원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235만9천 원으로 1.5% 감소했다.

이중 상용직은 250만3천 원에서 244만3천 원으로 2.4%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임시·일용직은 83만7천 원에서 72만2천 원으로 13.7% 급감했다. 임시·일용직의 임금 감소율이 상용직의 6배 가까이 된다.

이 조사는 지난해 11월 28일~올해 1월 3일(1차), 지난 7월 8∼26일(2차) 실시됐다. 여행사뿐만이 아니라 관광숙박업·국제회의업·카지노업·유원시설업 등 전국 관광 관련 사업체(1차 341개, 2차 308개)를 대상으로 했다.

이 연구는 당초 주 52시간제 시행 등에 따른 근로시간 단축 영향을 파악할 목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관광산업에 미친 여파를 가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사 대상 관광사업체 1곳당 평균 상시근로자 수는 1차 조사 때 101.0명에서 2차 조사 때 95.0명으로 감소했다.

이 가운데 상용직은 88.4명에서 86.2명으로, 임시·일용직은 12.5명에서 8.8명으로 줄었다.

업체당 주 평균 근로일수는 5.1일에서 4.9일로 감소했다. 상용직은 5.1일에서 5.0일, 임시·일용직은 2.3일에서 2.0일로 줄었다.

업체당 일평균 근로시간 역시 8.0시간서 7.9시간으로 줄었고, 임시·일용직은 3.9시간에서 3.4시간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관광산업이 전체적으로 침체에 빠지면서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근로가 발생했다는 업체는 1차 조사 때 28곳이었지만 2차 조사 때는 13곳으로 감소했다.

2차 조사에서 응답 업체의 44.5%는 코로나19 이후 관광산업 업무 강도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41.9%는 고용 안정성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관광산업 업체들은 관광 경기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평균 11.6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무료 컨설팅 희망 분야에 대해서는 1차 조사 때는 '정부 지원' 관련 상담을 원한다는 응답이 62.1%로 가장 많았지만, 2차 조사 때는 '인사·노무' 관련이 62.7%로 더 많았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업계 휴·폐업이나 무급휴직 등의 이슈를 다루는 '인사·노무' 분야 상담 희망이 많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코로나19로 관광산업 내 업종별로 대량 실직이 예상됨에 따라 전직이나 이직 등 이들의 활용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