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 "카라바흐 켈바자르 주둔 아르메니아군 철수 시한 연장"

입력 2020-11-15 22:48
아제르 "카라바흐 켈바자르 주둔 아르메니아군 철수 시한 연장"

아제르-아르메니아 휴전협정 순조롭게 이행…푸틴이 휴전 중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지역 내 켈바자르 구역에 주둔 중인 아르메니아군 철수 시한을 당초 이달 15일에서 25일까지 연장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보좌관은 15일(현지시간) "아르메니아 정부가 러시아 측을 통해 연장 요청을 해왔다. 켈바자르 구역에서 아르메니아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의 통행 능력이 충분치 못한 것을 이유로 들었다"면서 "아제르바이잔은 인도주의적 견지에서 연기 요청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보좌관은 그러나 "아그담과 라친 구역의 아르메니아군 철수는 앞서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러시아 3국 정상이 합의한 일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9일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 휴전 합의를 담은 3자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푸틴 대통령이 중재한 합의문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양국 군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부터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다.

아르메니아는 그동안 통제해온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의 상당 부분과 주변 점령지 등을 아제르바이잔 측에 돌려주고 해당 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약 2천 명의 평화유지군을 카라바흐 지역에 5년 동안 파견해 휴전을 감독하기로 했다.

이로써 나고르노-카라바흐 영유권을 두고 약 6주 동안 벌어졌던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치열한 교전이 멈췄다.

휴전 협정에 따라 아르메니아는 나고르노-카라바흐 내 켈바자르 구역 점령지를 이달 15일까지, 아그담 구역과 아제르바이잔 내 가자흐 구역 점령지는 오는 20일까지, 라친 구역은 다음 달 1일까지 각각 아제르바이잔 측에 반환하기로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제이훈 바이라모프 아제르바이잔 외무장관은 이날 전화로 휴전 합의 이행 상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도 전날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등과의 전화 통화에서 역시 휴전 합의 이행 문제를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전했다.

이전의 세차례에 걸친 휴전 합의가 곧바로 교전 재개로 이어지며 무산된 것과는 달리 이번 합의는 현재까지는 순조롭게 이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91년 소련이 붕괴하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주민들은 독립공화국을 세운 뒤 아르메니아와 통합하겠다고 선포했으나, 아제르바이잔이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이 1992∼1994년 치열한 전쟁을 치렀다.

이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은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는 분쟁지역으로 남아 있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는 지난 9월 27일부터 나고르노-카라바흐 영유권을 두고 다시 군사 충돌을 벌였으나 지난 10일 아르메니아가 항복에 가까운 평화협정에 서명하면서 휴전이 성립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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