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사태 확대 조짐…"인접지방 공항 피격"(종합)

입력 2020-11-15 03:37
에티오피아 티그라이 사태 확대 조짐…"인접지방 공항 피격"(종합)

TPLF "에리트레아 타격할 수도"…'아프리카의 뿔' 전체 휘말릴 가능성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에티오피아 북부 티그라이 분쟁 사태가 이웃한 주는 물론이고 주변 나라로 확대돼 동아프리카를 일컫는 '아프리카의 뿔' 역내가 에티오피아 내전에 휘말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정부는 이날 지방 '군사정부'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 병력이 남쪽에 인접한 암하라 지역에 로켓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성명에서 "13일 늦은 시간에 로켓 한 발이 주도(州都)인 바히르 다르와 곤다르 도시들로 발사됐다. 결과적으로 공항 구내가 손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곤다르에 있는 의사는 군인 2명이 숨지고 최대 15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원래 지역정당인 TPLF의 고위급 멤버인 게타추 레다는 이날 "어제 저녁 우리는 곤다르와 바히르 다르 공항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다"고 성명에서 밝혔다.

그는 이웃 나라인 에리트레아 병력도 티그라이 사태에 개입했다는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에리트레아 수도 아스마라 등을 미사일로 타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리트레아는 에티오피아의 숙적이었으나 지난 2018년 아비 아머드 에티오피아 총리 주도로 평화협정을 맺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PLF는 '정적' 아비 총리는 물론이고 그가 화해시킨 에리트레아와 계속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지난 4일 시작된 티그라이 사태 이후 연방군과 TPLF 병력 수백 명이 교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잔혹한 민간인 학살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군사 관리들은 분쟁을 티그라이에 한정하겠다고 다짐하고, 아비 총리도 빠르고 결정적인 승리를 거듭 약속했다.

그러나 암하라와 티그라이는 해묵은 토지분쟁을 하고 있어 분석가들은 암하라가 분쟁으로 끌려들어 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수천 명의 암하라 민병대원이 연방군과 함께 싸우기 위해 티그라이로 갔다고 암하라 보안 관리들이 말했다.

난민도 수천 명씩 이웃 수단으로 몰려오는 가운데 최소 2만1천 명의 에티오피아인이 국경을 넘어왔다고 수단 난민기구가 밝혔다.

난민들은 에티오피아군의 맹렬한 공습을 피해 수 km를 뙤약볕 속에 걸어온다고 한다.

티그라이 지도자인 데브레치온 거브러미카엘은 지역 내에서 수십만 명이 이산됐다고 밝힌 가운데 유엔은 전면적 인도주의 접근을 에티오피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총리는 13일 TPLF가 "단말마" 가운데 있다고 말하자 TPLF 당 대표인 데브레치온은 이를 "백일몽"이라고 일축했다.

TPLF는 1991년 사회주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리고 에티오피아 정치를 주름잡았으나 아비 총리가 2018년 집권한 이후 부패 청산 세력으로 내몰렸다고 주장한다.

양측 갈등은 지난 9월 연방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을 이유로 만류했지만, 티그라이가 지역 선거를 강행하면서 악화했다.

TPLF는 에리트레아와 전쟁 경험 등에 기반한 숙련된 전투력과 막강한 화력을 보유하고 있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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