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때문에"…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첫 실전 발사 하루 연기(종합)

입력 2020-11-14 08:07
수정 2020-11-16 16:09
"바람 때문에"…스페이스X 유인우주선 첫 실전 발사 하루 연기(종합)

재활용 로켓 1단계 추진체 회수 위해 해상 기상 조건 고려

우주선 발사 성공하면 민간 우주 운송 시대 본격화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민간 우주 수송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릴 스페이스X의 유인 우주선 발사 계획이 하루 연기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3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재활용 로켓인 '팰컨9'의 1단계 추진체 회수를 위한 기상 조건을 고려해 유인 우주선 '리질리언스'(Resilience·회복력) 발사 시기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14일 오후 7시 49분으로 예정됐던 유인 우주선 발사 계획은 15일 오후 7시 27분(미국 동부시간 기준·한국 시간 16일 오전 9시 27분)으로 변경됐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 10월 23일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려다 로켓 엔진 교체 문제 등으로 두 차례 발사 시기를 연기한 바 있다.

짐 브라이든스타인 NASA 국장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해상 바람 조건과 (팰컨9 로켓 1단계 추진체) 회수 작업을 고려해 우주선 발사 시점을 15일로 설정했다"며 "1단계 추진체는 다음 우주선을 발사할 때에도 재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이스X는 유인 우주선을 실은 팰컨9 로켓을 발사하게 되면 대서양 해상에 드론 선박을 띄워 로켓의 1단계 추진체를 회수하게 되는데, 이 작업은 바람이 강하게 불지 않는 잔잔한 바다 날씨에서만 가능하다.

미국 우주과학 전문매체 스페이스는 "14일 발사장의 날씨가 좋을 가능성은 70%나 됐지만, 로켓 추진체 회수를 위한 기상 조건 때문에 결국 발사 일정이 연기됐다"고 말했다.

유인 우주선 발사를 하루 늦췄지만, 15일에도 기상 조건이 제대로 갖춰질지는 미지수다. 미국 우주군은 15일 케네디 우주센터 주변의 날씨가 좋을 확률을 60%로 예측했다.

'크루-1'으로 명명된 이번 유인 우주선 발사 임무는 민간 우주 운송 시대를 여는 실전 무대다.

스페이스X는 지난 5월 NASA 소속 우주비행사 2명을 우주선에 태워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보내는데 성공했지만, 그때는 시험 비행이었다.

이번 발사는 NASA 인증 아래 우주비행사 4명을 ISS로 보내는 첫 공식 임무다.

우주선 발사가 성공하면 미국은 2011년 우주 왕복선 퇴역 이후 처음으로 민간 주도로 우주 비행사를 ISS로 보냈다가 지구로 다시 데려오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게 된다.





우주 왕복비행 실전 무대에 투입되는 4명의 주인공은 NASA 소속 우주선 선장 마이크 홉킨스(51), 흑인 조종사 빅터 글로버(44), 여성 물리학자 섀넌 워커(55)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노구치 소이치(55) 우주비행사다.

이들은 ISS 도킹에 성공하면 6개월간 우주에 머물면서 식품 생리학 연구, 유전자 실험, 무중력 공간에서의 무 재배 실험 등 다양한 임무를 진행하며 내년 5월 지구로 귀환하게 된다.

특히 글로버는 이번 발사가 성공하면 ISS에 체류하는 첫 흑인 우주인이 된다.

NASA에 따르면 역대 흑인 우주비행사는 모두 17명으로, ISS에 승선해 임무를 수행한 사례는 아직 없다.

크루-1 승무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부터 인종차별에 따른 사회 불안과 경제 침체, 혼란스러운 대통령 선거에 이르기까지 올해 발생한 다양한 시련을 이겨낸다는 의미로 우주선 명칭을 '리질리언스'라고 지었다.

jamin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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