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한·일·호주에 중국 견제할 '인도태평양 협력' 강조
동맹 강조하며 "역내 안보·번영·민주주의 힘 보태라"
중국포위 공동전선? 최근 '중국 압박·고립·징벌' 공약
팬데믹·기후변화·경기부진 등 글로벌 난제에도 노력 당부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정상들과의 통화를 하나로 묶는 주제는 동맹이었다.
소원해진 관계를 복원해 공통 난제를 풀자는 제안 속에는 중국의 역내 세력확장을 견제하는 데 협력해달라는 당부가 담긴 것으로 관측된다.
바이든 당선인의 정권 인수위원회가 11일(현지시간) 한국, 일본, 호주 정상들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담아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동맹이라는 단어가 5차례 등장했다.
인수위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3국 정상에게 공통으로 '동맹관계를 강화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뚜렷하게 강조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을 위한 '핵심축'(linchpin·린치핀)과 '주춧돌'(cornerstone·코너스톤)로 규정됐다.
호주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모든 전쟁에서 함께 싸웠으며 인도태평양 안보와 번영을 유지할 공통 난제를 지닌 동맹으로 불렸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번영과 민주주의 수호를 미국과 각자 동맹 관계에 있는 3국이 직면한 공통 난제로 적시했다.
이는 경제력과 군사력 등 하드파워의 급성장을 앞세워 역내에서 세력을 확장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힘을 보태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인수위 발표에 중국이라는 말은 들어가지 않았으나 미국의 인도태평양 최대 과제는 중국 견제다. 이는 미국 내에서 초당적 공감대를 형성한 지 오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남중국해 영유권, 홍콩 자치권, 대만 민주주의, 중국의 산업통상정책 등을 두고 전방위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중국을 견제하는 정책기조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실제로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달 대선토론에서 민주주의를 훼손한다는 의미를 담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폭력배'(thug)라고 불렀다.
그는 같은 달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는 "트럼프가 못한 것을 하겠다"며 "중국을 압박하고 고립시키며 징벌할 진정한 국제적 노력을 결집하기 위한 효과적 전략을 주도하겠다"고 공약했다.
전문가들은 가치관이 비슷한 국가들과의 다자주의 협력체계를 강조하는 바이든 당선인이 동맹국들과 함께 대중국 전열을 조직하려고 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미국은 동북아, 호주, 인도에 이르는 지역을 2017년부터 아시아태평양 대신 인도태평양으로 부르고 있다.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태평양사령부의 이름도 인도태평양사령부로 바꿨다.
이는 인도, 일본, 호주 등과 함께 중국을 포위해 세력 확장을 차단한다는 전략이 담긴 명칭으로 널리 해석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 일본, 호주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지구촌이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글로벌 경기회복, 세계 각국의 민주주의 강화 등을 함께 힘을 보탤 해결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에 맞서 보여준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며 팬데믹 해결, 글로벌 보건 안보 복원, 글로벌 경기 부양, 기후변화, 북핵 문제에 협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미홀 마틴 아일랜드 총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를 포함해 이날까지 총 8명의 국가 정상과 전화통화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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