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리조트 실종·사망 英소녀 엄마 "납치라 믿어"

입력 2020-11-12 11:45
말레이 리조트 실종·사망 英소녀 엄마 "납치라 믿어"

열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정글 헤맸는데 왜 상처 없나"

(자카르타=연합뉴스) 성혜미 특파원 = 말레이시아 열대우림 리조트에 여행을 왔다가 실종돼 열흘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영국 소녀 가족이 '납치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다.



1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작년 8월 말레이시아 느그리슴빌란주 리조트에서 발생한 15세 소녀 노라 앤 퀴어린 사건의 재조사가 말레이시아에서 진행 중이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노라가 "범죄에 희생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으나, 사법부는 올해 8월 사건 처리가 적정했는지 재조사하기로 했다.

노라의 엄마는 전날 열린 심리에 화상으로 참석해 "노라는 뇌 질환 때문에 평평한 길이 아니면 잘 걷지 못한다"며 "노라가 혼자 며칠 동안 정글을 헤매고 다녔다면 몸에 흔적이 남았을 텐데 왜 상처가 없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비록 방법이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노라가 납치됐을 것이라 믿는다"고 주장했다.

노라의 엄마는 딸이 실종되자마자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들이 범죄 가능성은 염두에 두지 않고 단순 실종으로 봤고 밤에 수색하지 않으려 했으며 영어가 잘 통하지 않아 어려웠다고 비판했다.



노라는 작년 8월 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65㎞ 정도 떨어진 열대우림 리조트에 가족여행을 왔다가 투숙 첫날 실종됐다.

다음 날 아침에 부모가 방에 가보니 창문이 열려있고 노라가 사라진 것이다.

노라는 발달장애와 학습장애가 있고, 정신연령이 5∼6세 정도라고 가족들은 말했다.

군·경, 원주민 300여명과 헬기·드론열 탐지기·탐지견을 투입한 것은 물론 노라를 부르는 엄마 목소리를 녹음해 밀림에 틀고 무당까지 동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노라는 실종 열흘 만에 리조트에서 약 2.5㎞ 떨어진 개울에서 나체의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노라는 굶주림과 스트레스로 인한 장 출혈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납치되거나 성폭행당한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결론 내렸지만, 가족들은 받아들이지 못한 상태다.

열흘만에 주검 발견…'말레이시아판 조은누리' 끝내 비극으로 / 연합뉴스 (Yonhapnews)

noano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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