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유전자 돌연변이 예측한다…유전질환 규명 확률 높여"

입력 2020-11-12 10:06
"AI가 유전자 돌연변이 예측한다…유전질환 규명 확률 높여"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이준원 교수팀 연구

선천성 유전질환 '무홍채증'서 AI 돌연변이 추정·검증 확인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인공지능(AI)이 유전자 돌연변이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유전질환의 원인을 규명하고 신속하게 진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안과 한진우·이준원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안과 임현택 교수 연구팀은 AI를 통해 무홍채증에서 'PAX6' 유전자의 돌연변이를 예측하고 인과관계를 증명했다고 12일 밝혔다.

무홍채증은 홍채가 정상적으로 형성되지 않은 선천성 질환으로, 안과의 대표적 유전질환으로 꼽힌다. 시력 저하와 눈떨림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11번 염색체의 PAX6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번 염색체 인근에 있는 WT1 유전자와 PAX6의 결손으로 인한 무홍채증이라면 신장 종양의 일종인 윌름즈종양(Wilms Tumor)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유전학적 원인을 찾는 게 중요하다.

연구팀은 기존 검사법으로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찾지 못했던 무홍채증 환자 2명에 전장 유전체(전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시행한 뒤 AI를 이용해 새로운 변이를 발굴했다.

유전질환 관련 정보를 학습한 AI가 기존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으로는 해독되지 않았던 유전자 중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큰 부위를 예측하고, 이후 실험을 거쳐 돌연변이 발생 여부를 검증했다는 의미다.

실제 AI가 유전자 돌연변이를 예측한 부위를 실험한 결과, 이 부위에서 PAX6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 연구는 AI 추정을 바탕으로 기능적 실험을 통해 인과관계를 확인한 것"이라며 "AI를 활용해 유전질환의 원인 돌연변이를 찾는 연구의 한 예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인간 유전학 저널'(Journal of Human Genetics) 최근호에 게재됐다.



jand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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