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정권 돌아온 볼리비아, 이란·베네수엘라와 관계 복원
우파 임시정부에서 멀어졌던 우방들과 다시 밀착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1년 만에 다시 좌파 정권이 들어선 볼리비아가 우파 임시정부에서 단절됐던 이란, 베네수엘라와의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루이스 아르세 볼리비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볼리비아 주재 신임 이란·베네수엘라 대사로부터 신임장을 받았다.
지난 8일 취임한 아르세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 대사의 신임장 제정 소식을 전하며 "볼리비아는 그들을 늘 환영한다. 국민의 이익을 위해 협력을 계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네수엘라와 관련해서는 "국민을 위한 전략적인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양자 관계를 복원한다"고 전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2006년부터 14년 가까이 이어진 에보 모랄레스 전 좌파 정권에서 볼리비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대선 부정 시비 속에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자니네 아녜스 임시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 정부가 들어서면서 볼리비아의 외교정책이 180도 바뀌었다.
아녜스 임시 정부는 지난해 11월 취임 직후 자국 내 베네수엘라 외교관들에게 추방을 통보했다. 지난 6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에 따른 비용 절감을 이유로 이란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하기도 했다.
쿠바 좌파 정권에도 등을 돌린 반면, 11년 만에 미국 주재 대사를 임명하고, 이스라엘과도 10년 만에 외교 관계를 복원했다.
이같은 변화는 1년 만에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게 됐다.
지난달 다시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한 모랄레스 정당 사회주의운동(MAS) 소속의 아르세 대통령은 대선 직후 쿠바·베네수엘라 등과의 관계를 다시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한편 퇴임 후 해외 망명 생활을 했던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지난 9일 망명지 아르헨티나를 떠나 볼리비아에 입성한 후 이틀간 1천㎞ 육로 이동을 거쳐 이날 볼리비아 코차밤바주의 치모레에 도착했다.
그가 치모레 공항에서 도망치듯 망명 비행기에 오른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치모레에서 열린 환영 행사엔 10만 명가량의 지지자가 나와 돌아온 모랄레스를 열렬히 반겼다고 EFE통신은 전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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