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코로나19 재확산에 다시 '집에 머물라'…주지사들 속속 권고
네바다 "기업체, 재택근무로 전환하고 주민들은 파티 열지 말라" 당부
8일째 환자 10만명 넘고 입원 6만2천명으로 최고치…텍사스주 환자 100만명 넘어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가파르게 재확산하면서 주지사들이 코로나19 초기인 올봄 시행했던 '자택 대피' 조치를 다시 도입하고 있다.
다만 봄철의 자택 대피령처럼 이를 강제하기보다는 최대한 집에 머물도록 주민들에게 권고하는 수준이다.
스티브 시솔락 네바다 주지사는 앞으로 2주간 '자택 대피 2.0'이란 명칭의 자발적 프로그램에 주민들이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솔락 주지사는 "우리는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기업체·사업장들이 가능한 한 재택 근무로 전환하고, 주민들은 사람을 초대해 저녁식사나 파티 등을 열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도 10일 주민들에게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집에 머물라고 권고하는 내용의 새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에버스 주지사는 "외출하는 게 안전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을 집으로 부르는 게 안전하지 않다"며 "제발 집에서 하는 저녁 파티나 친구와 같이 잠자기, 친구와의 놀이 약속을 취소하라"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매사추세츠·로드아일랜드주에서도 비슷한 조치를 이미 도입했다. 매사추세츠주는 지난주부터 주민들에게 밤 10시부터 이튿날 새벽 5시까지 집에 머물도록 권고하는 '자택 대피 경보'를 시행했고, 로드아일랜드주도 주말에 비슷한 조치에 들어가면서 대규모 가정 내 파티를 중단하지 않으면 봉쇄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는 식당 등에 대한 영업 규제를 강화하는 새 조치를 내놨다.
미국에서는 8일 연속으로 하루 신규 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을 넘겼다. 10일에는 13만6천325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코로나19 사태 후 또다시 최대 기록을 세웠다.
주별로 봐도 50개 주 가운데 44곳에서 최근 1주일간의 신규 환자가 그 전주보다 10% 이상 증가했고, 그중 11곳에서는 증가율이 50%를 웃돌았다.
신규 환자가 감소한 주는 한 곳도 없었다.
텍사스주는 누적 환자가 101만여명에 달하며 미국 50개 주 가운데 처음으로 100만명선을 넘어선 주가 됐다. 캘리포니아주(99만1천여명), 플로리다주(85만2천여명), 뉴욕주(53만6천여명), 일리노이주(51만1천여명)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심각한 텍사스주 엘패소는 이미 설치된 6기의 이동식 영안실에 추가해 4기를 더 요청했다. 엘패소의 한 간호사는 "1년간 보는 것보다 더 많은 사망자를 지난 3주간 봤다"고 말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감염자와 양성 판정비율, 입원 환자가 모두 상승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으면서 방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입원 환자도 10일 코로나19 사태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추적 프로젝트에 따르면 미 전역의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이날 6만1천900여명으로 집계됐다.
오클라호마주 보건국은 이 주의 성인용 중환자실(ICU)이 7%, 병상 수로는 62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클라호마주는 이에 따라 토네이도나 대규모 재난 사태 때 발동되는 '지역 의료 대응시스템'을 재가동했다. 이는 환자를 병원 간에 신속히 옮길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은 이날 미국의 누적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천27만611명, 사망자 수를 23만9천846명으로 각각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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