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정보기관, CIA-암호장비회사 정보협력 혜택받아"
(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스위스 정보기관이 과거 자국의 암호장비 제조사 크립토AG와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 협력으로 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AFP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 대표단은 지난 2월 크립토AG와 CIA의 연계 의혹 보도로 파문이 일자 자체 조사에 착수,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대표단은 스위스 정보기관이 "1993년부터 크립토AG 뒤에 외국 정보기관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후 정보기관이 이러한 "정보 협력"의 혜택을 누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크립토AG가 수년간 취약한 암호화 장비를 수출했기 때문에 (연방) 정부는 일정 부분 책임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단은 다만 연방 정부가 지난해 말까지 이러한 내용을 알지 못했다면서 정보기관에 대한 정부의 통제력 공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좌파 성향의 정당들은 의회에서 정식 조사위원회를 꾸려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와 독일의 방송사 ZDF는 기밀인 CIA의 작전 자료를 입수, CIA가 크립토AG를 활용해 각국의 정보를 손쉽게 빼내 왔다고 지난 2월 폭로했다.
CIA와 BND가 미리 프로그램을 조작해 크립토AG의 장비를 통해 오가는 각국의 기밀 정보를 쉽게 해제하고 취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장비 판매 대금으로 수백만 달러의 거액도 챙길 수 있었다고 한다.
크립토AG의 고객이었던 국가는 120개국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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