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나고르노-카라바흐 평화유지군에 터키는 참여안해"
'러-터키 공동활동' 주장 부인…러시아군이 5년간 평화유지활동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휴전 합의를 통제하기 위해 분쟁지역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펼칠 평화유지 활동에 터키는 참여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자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주둔 러시아군의 평화유지활동과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차려질 '러시아-터키 휴전감시센터'의 활동은 별개의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도 이날 인테르팍스 통신에 터키군은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 평화유지군 활동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고 아제르바이잔에 설치될 러-터키 휴전감시센터에만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계자는 휴전감시센터는 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가 아니라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설치된다면서 "센터에서 러시아 군인들이 터키 동료들과 함께 자체 기술 자산들을 이용해 휴전 준수를 감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터키군은 파견되지 않고, 러시아군만 파견돼 평화유지활동을 펼칠 것이란 설명이었다.
러시아는 같은 튀르크족 국가인 아제르바이잔을 지원하는 터키가 옛 소련권인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러시아는 지난 9월 말 이후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간 교전이 치열하게 벌어지던 와중에도 시리아 내 친터키 용병들이 아제르바이잔군 지원을 위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으로 투입됐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터키 측에 지속해서 우려를 표명해 왔다.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일 러시아의 중재로 아르메니아와 휴전에 합의한 뒤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러시아와 터키 양국의 공동평화유지군이 활동할 것이라면서 러시아뿐 아니라 터키도 평화유지군을 파견할 것처럼 발표했다.
이에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곧바로 "터키의 평화유지군 파견은 합의되지 않았다"고 부인한 바 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은 앞서 9일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 지역에서 전투와 모든 군사활동의 완전한 중단을 규정한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아제르-아르메니아 양국군은 모스크바 시간으로 10일 오전 0시부터 모든 적대행위를 중지하기로 했다.
러시아는 양측의 충돌 방지를 위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에 약 2천 명의 평화유지군을 5년간 배치하기로 했다.
한편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0일 전화통화를 하고 나고르노-라카바흐 휴전 합의 문제 등을 논의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크렘린궁에 따르면 터키 측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은 전날 3자 휴전 합의에 대해 터키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러시아의 중재노력으로 나고르노-카라바흐 분쟁의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해결로 나아가는 좋은 기반이 마련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양국은 3자 휴전 합의 성명에 규정된 일련의 조치 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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