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중국'…트럼프의 막바지 '중국 때리기'에 긴장감
홍콩관료 추가 제재·대만과 경제협력 대화 추진에 중국 반발
시진핑 "'내정 간섭 반대"…81조원어치 구매로 차이나머니 과시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가운데 미국이 대만과 홍콩 문제를 건들며 막바지 '중국 때리기'에 나서자 중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이 당선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중국과 갈등을 부각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11일 베이징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미 대선으로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이 확정됐으나 다른 국가들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승복할 때까지 공식 축하를 자제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두 달 정도 남은 상황이고 대선 승복도 안 한 상황에서 중국이 공개적으로 바이든 당선인 쪽으로 움직이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는 공감대가 중국 지도부에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에서 국지적 무력 충돌 등 중국 압박 카드로 국면 타개를 노릴 수 있어 중국 지도부는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바이든의 당선 이후에도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홍콩과 대만 문제를 집요하게 공격하며 중국 때리기를 가속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9일(현지시간) 홍콩 내 인권 탄압 혐의로 덩중화(鄧中華)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 부주임 등 홍콩 관료 4명을 추가 제재하기로 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월 캐리 람(林鄭月娥) 홍콩 행정장관과 경찰 총수인 크리스 탕 경무처장 등 홍콩의 전·현직 고위 관리 등 11명을 제재한 바 있다.
아울러 미국의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은 오는 20일 대만과 '경제번영 파트너십 대화'를 하면서 미국의 대만에 대한 지원이 확고함을 보여줄 예정이다.
크라크 차관은 최근 10여 년 사이 대만을 방문한 미국 국무부 최고위 인사로 지난 9월 그가 대만 땅을 밟은 것을 계기로 미국·대만과 중국 간 긴장이 고조됐었다.
중국도 전날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때리기에 즉각 반발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의 행위는 홍콩 문제에 대한 간섭이자 중국 내정을 함부로 간섭하는 것"이라면서 "잘못된 길을 따라 너무 멀리 가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도 전날 저녁 베이징에서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화상 연설을 통해 '내정 간섭 반대' 입장을 재천명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국내 정치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사회 안정을 수호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면서 "외부 세력이 그 어떤 구실로든 회원국들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포스트 트럼프 시대를 대비해 우군 확보에도 총력전을 펴고 있다.
중국은 지난 5∼10일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수입박람회에서 726억2천만달러(한화 81조원) 규모의 구매 의향 계약을 체결하며 차이나머니를 과시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1% 늘어난 것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막강한 경제력으로 우군 확보에 매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중국-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정상회의 화상 회의에 참석해 미중 갈등 속 중국의 입장을 설명하고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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