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협 "상법개정안, 특히 지주사에 심각한 피해"
"소수주주권 보호하려다가 헤지펀드 활보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한국상장회사협의회는 이른바 '공정경제 3법'(공정거래법·상법·금융그룹감독법)의 하나인 상법 개정안이 심각한 기업 경영권 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10일 주장했다.
이재혁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책2본부장 상무는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상법 개정안 설명회에서 "분석 결과 상법 개정안이 전세대란 수준의 분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조심스레 예측한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상법 개정안에는 ▲ 최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일명 '3% 룰') ▲ 감사위원 분리선출제 도입 ▲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의 선택적 적용 명문화 ▲ 다중대표소송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상법개정안에 따른 결과로 이 본부장은 "특히 지주회사에 심각한 피해를 예상한다"며 "소수주주권을 보호하려다가 헤지펀드의 활보에 따른 잦은 경영권 분쟁 혼란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헤지펀드 같은 단기 차익 실현 목적의 금융자본이 기업 경영권을 공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 수준의 외부 주주는 모두 개별적으로 경영권을 공격할 수 있는 위험 대상"이라며 "이들의 경영권 공격에 노출되는 순간부터 경영권 방어를 위한 우호 세력 확보를 위해 온 힘을 쏟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혼란을 막으려면 감사위원 분리 선출 도입에서 지주회사를 제외할 필요가 있다"며 "지주회사는 사업회사보다 시가총액이 적어 공격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상장사협에 따르면 국내 지주회사 평균 시총은 9천876억원으로 주요 사업회사 평균 시총 1조9천569억원의 50.5% 수준이다.
이 본부장은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의 선택적 적용 명문화에 대해서는 "소액주주 보호가 아닌 '헤지펀드 활보법'이 될 소지가 다분하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개정안에서 소수주주권 남용과 악용 가능성을 막는 최소한의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외부 주주제안 시기도 주주총회 6주 전에서 3개월 전으로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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