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허니문' 없어지나…의회권력·보수대법원·당내급진파 '변수'
공화당 상원 장악하면 일일이 '발목'…보수 연방대법원 행정조치 제한 우려
샌더스 등 협력 급진세력 '메디케오포올·그린뉴딜' 등 정책지분 요구할듯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허니문은 없다.'(No honeymoon)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취임해도 임기 초반 일정 기간의 정치적 밀월을 뜻하는 이른바 '허니문'이 없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바이든과 민주당이 향후 험난한 도전에 직면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이긴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NBC뉴스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의회 지형과 보수적인 연방대법원 구성, 민주당 내부 알력 등 바이든 당선인이 사방으로 난제에 부닥칠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당장 공화당은 상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게 되면 바이든 당선인의 입법 어젠다와 내각 인선, 사법부 지명자에 대한 거부권을 가지게 된다.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선거에서는 조지아주 2석 결과에 따라 의회 권력 지도가 완전히 바뀌게 된다. 현재 공화당의 켈리 뢰플러와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은 과반 득표가 없어 내년 1월 5일 결선투표가 확정된 상태다. 공화당 데이비드 퍼듀와 민주당 존 오소프의 맞대결도 결선 투표 가능성이 매우 크다.
공화당 현역의원 2명이 모두 패하지 않는 한 공화당이 상원을 계속 지배하게 된다. NBC는 "그렇게 되면 바이든은 1989년 이래 의회의 완전한 통제 없이 취임하는 첫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내각 인준을 비롯해 바이든이 정권 초기 계획한 각종 개혁 입법 조치들이 공화당의 저지로 큰 난관에 부닥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하원 의석수 감소가 확실시되면서 하원의 지원 사격 약화도 우려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직전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6대 3의 보수 절대우위 구도가 된 연방대법원 역시 큰 부담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의회 동의 없이 취할 수 있는 행정조치가 대법원에 의해 제한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당내 진보 그룹과의 갈등도 수면 위로 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의료서비스 접근권 확대, 기후변화 대처 등 각종 정책에 대한 입안 과정에서 저돌적인 어젠다를 추구하려는 진보파와 상처 입은 선거 후 통합과 공화당과의 협력을 모색하려는 온건파 간 긴장이 조성될 것이라는 게 NBC의 분석이다.
민주당 내 온건파인 조 맨친 상원의원이 당파주의를 제쳐두고 "초당적인 대책을 모색하자"고 촉구했지만, 당내 진보주의자들이 동조할지는 미지수다.
진보단체 인디비저블의 공동 설립자 에즈라 레빈은 "결혼식이 없었기 때문에 허니문도 없을 것"이라며 "이것은 민주주의를 구하기 위한 동업이다. 누구도 우리가 보고자 하는 개혁이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는 환상을 갖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진보 성향 의원들과 연대하는 활동가그룹의 월리드 샤히드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과의 어떤 종류의 해로운 거래도 민주당 유권자들을 해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미 샌더스 의원은 선거 전에 "'메디케어포올'(전국민 건강보험) 도입을 믿는다. 그린 뉴딜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도 "민주당 우경화를 막을 것"이라고 했다.
바이든은 메디케어포올은 비용 문제로 반대한다. 대신 희망자에 대한 공공선택권을 추가한 이른바 '오바마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개혁법(ACA) 구축을 주장한다.
민주당이 지난 8월 채택한 정강정책에도 오바마케어에 공공의료 선택권을 강화해 보편적 의료를 확충하는 안이 담겼지만, 강성 진보 진영이 주장한 메디케어포올 도입에는 이르지 않았다.
정강정책에는 에너지원을 2030년까지 100% 재생 에너지로 전환하는 등 급진적 정책으로 평가되는 그린뉴딜 역시 포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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