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아프리카 지도자들 기대감…"트럼프 패배에 춤추겠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아프리카 지도자들과 논평가들은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와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의 승리를 축하하며 부푼 기대감을 나타냈다고 dpa통신이 9일(현지시간) 전했다.
일부는 바이든의 승리에 대해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내향적 자세에서 전환해 대외 관계를 구축하는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봤다.
가나의 나나 아쿠포-아도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의 임기 동안 단합, 안보, 진보, 번영이 모든 미국인에게 이행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시릴 라마포사도 이에 동조하면서 양국간 "우정과 협력의 유대를 심화"하자고 언급했다.
이슬람 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싸움에서 미군의 도움을 받고 있는 소말리아의 무함마드 파르마조 대통령은 바이든 승리를 축하하며 미국은 "강한 동맹"이라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무함마두 부하리 대통령은 트위터에 바이든 당선인에게 "분열과 불확실성을 부른 국가주의 정책의 부정적 결과를 해결하고 상호 존중과 공통의 이익 기초 위에 아프리카와 더 큰 교류를 도입하길 촉구한다"고 적었다.
지난달 나이지리아는 미국의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시위와 비슷하게 경찰의 가혹행위를 항의하는 시위를 겪었다. 비판론자들은 그러나 부하리 대통령이 시위 과정에서 5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과 관련, 군의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나이지리아 전 대통령인 올루세군 오바산조는 글로벌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더 비판적이었다.
그는 바이든 승리에 대해 "악에 대한 선의 승리이고 당신과 미국민의 승리만이 아닌 세계 대부분 사람들의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보츠와나 이안 카마 전 대통령은 트럼프의 패배에 "축하의 춤이라도 추겠다"면서 "트럼프의 인종주의, 횡포, 분열, 거만의 파도가 물러가고 겸손하고 매우 침착한 바이든에게 미국의 실용적인 민주주의에 대한 미국 안팎의 신념을 새롭게 할 기회가 주어졌다"고 평했다.
이에 비해 1986년 이후 장기 집권하고 있는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바이든 당선인에게 조용한 축하를 건넸다. 그는 트럼프의 열렬한 지지자로 2018년 1월 "미국이 최고의 대통령 중 하나를 가졌다. 난 트럼프가 아프리카인들에게 솔직히 말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의 대선 결과 불복은 소셜미디어에서 풍자의 대상이 됐다.
한 저명 언론인 무스타파 다르보에는 트윗으로 2017년 당시 감비아의 전 독재자 야히야 자메가 대선에 불복하자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가 연합군을 배치해 쫓아낸 것을 빗대 "미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ECOWAS가 군을 비상 대기하자"고 말했다.
짐바브웨 언론인 호프웰 치노노는 바이든이 향후 국무장관에 코리 부커 상원 의원이나 수전 라이스 전 유엔대사를 임명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를 통해 아프리카 정부들에 인권을 우선하고 언론을 존중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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