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중국 언론이 전망한 미중관계 '4대 핫이슈'(종합)

입력 2020-11-09 17:57
수정 2020-11-09 18:06
[바이든 시대] 중국 언론이 전망한 미중관계 '4대 핫이슈'(종합)

"중국 봉쇄전략 큰변화 없을 것"…1단계 무역합의 재협상 전망도

"인권문제 압박은 더 강해지고 양안 관계 충돌 가능성은 낮아질 것"



(베이징·홍콩=연합뉴스) 김윤구 윤고은 특파원 =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선 승리는 미중 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중국과 홍콩 매체들은 미국의 외교정책에 조정이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중국 봉쇄 전략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9일 전망했다.



◇ 미국의 대(對)중국 봉쇄전략 유지되나

중국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다웨이(達巍) 국제관계학원 전략·국제안보연구센터 소장은 "바이든의 중국 정책은 트럼프 시대를 바탕으로 할 것"이라며 "사실 대중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남기는 큰 정치적 유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중 경쟁이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뜻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곧 들어설 바이든 정부가 중국과의 전면적 디커플링에 동의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찬룽(金燦榮)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바이든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면 안 된다"며 "중국을 억제하고 중국과 맞서는 것은 미국 양대 정당의 전략적 공감대"라고 말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평(社評)에서 "미국이 신장(新疆)과 홍콩 문제 등 인권문제로 규정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민주당 정부가 더 나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한마디로 핵심 쟁점에 대한 미국의 대중 압박이 완화될 가능성은 작다"고 내다봤다.

글로벌타임스는 또한 중국은 바이든 당선인이 채택할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의 선거 패배가 인도-태평양 전략의 종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바이든의 이 지역 전략 명칭이 다를 수는 있지만 비슷한 전략을 따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미중 무역전쟁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신창(信强) 중국 푸단대학 미국연구센터 부주임은 양국 정부가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재평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황 변화로 인해 1단계 합의 내용에 조정이 있을 수 있으며 이를 기초로 양측이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신 부주임은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 소비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용품 등에 대한 관세는 완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분야의 협상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중 무역합의가 중국 입장에서는 관세와 수입 물량 등에서 "왜곡된 협상"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이 미국 차기 바이든 행정부와 재협상을 하려고 할 것이라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중국 정부 고문인 스인홍(時殷弘)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은 재협상에서 과중한 수입 목표량과 수출 관세를 낮추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SCMP는 그러나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약하게 나간다는 인상을 주는 어떤 움직임도 하지 않으려 할 것이며 재협상은 중국의 바람일 뿐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반응도 전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최우선 관심사는 무역합의가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것이다.

◇ 대만·홍콩문제 둘러싼 갈등 더 깊어질까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 관계는 다소 완화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SCMP는 대만이 내심 중국 때리기에 앞장서 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랐겠지만, 바이든 행정부 아래에서 운신의 폭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인이 중국을 상대로 한 트럼프 행정부의 변덕스럽고 논란이 된 정책들을 자제한다면 대만을 향한 중국의 군사위협과 압력은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루예청 대만 국립정치대 교수는 "과거와 달리 미국 내 반중 정서가 엄청 강해졌고 초당적으로 대만을 지원하고 있어 바이든도 대만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쑤쯔윈 대만 국방안보연구소 연구원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가 둔화하겠지만 그것이 중국의 침략 가능성을 높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 인민해방군은 향후 4년, 심지어 향후 10년은 대만 침공시 (미군을 상대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충분히 자신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푸단대학 미국연구센터의 신 부주임은 "바이든은 대만 문제에서 더 신중하고 자제할 것"이라며 바이든이 양안에 존재하는 위험성을 잘 알기 때문에 대만해협에서 충돌 가능성은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라우시우카이 중국 홍콩마카오연구협회 부회장은 바이든이 홍콩과 관련한 추가 제재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콩과 대만의 반(反)중국 세력이 트럼프 당선을 지지했기 때문에 바이든 정부가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일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의 이익을 위해 이들을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 미국의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제재 계속되나

국제관계학원 전략·국제안보연구센터의 다 소장은 중국의 핵심기술에 대한 미국의 탄압이 약해지지는 않겠지만 범위는 좁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예를 들어 틱톡과 위챗 같은 기업들에 대한 금지 조치는 해제될 것"이라며 "이 기업들은 미국과 해결할 수 없는 갈등이 있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화웨이 같이 미중이 피할 수 없는 경쟁 관계에 있는 분야의 상황은 복잡하다고 다 소장은 말했다.

그는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판매 제재는 다소 완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5G 네트워크 건설 관련 (화웨이 봉쇄) 정책이 바뀌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단대학의 신 부주임도 "중국과 미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부분적으로 디커플링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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