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시대] 고르바초프 "바이든 경험 많아…미러관계 중요성 안다"
옛소련 대통령, 인연 들며 신뢰회복 노력 촉구
러시아 의회 '관계개선 가능성 있을까' 시큰둥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김형우 특파원 = 소비에트 연방(소련) 미하일 고르바초프(89) 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77)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내외정책에 경험이 많은 인물"로 평가하며 러시아와 미국 양국의 신뢰 회복에 바이든 당선인이 관심을 기울여 줄 것을 희망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당선인과 몇 차례 만났다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09년 3월이 마지막 만남이었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때 부통령이었던 바이든 당선인과 백악관에서 거의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으며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뒤늦게 합류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우리는 상세하고도 친근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한 중요성을 그(바이든 당선인)가 이해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 바이든이 양국 관계를 정상화하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 주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것이 미국과 러시아 양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세계적 관심을 받은 이번 미국 대선과 관련해 당연하다고 평가하면서, 이는 국제정치에서 미국의 위치를 보여주는 것이며 이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는 모든 국가에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도 미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러시아 의회는 대선에서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것과 관련해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레오니트 슬루츠키 러시아 하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은 8일 기자들에게 바이든은 오마바 정권에서 대러 제재 정책에 참여했던 인물로 그의 집권 이후 양국 관계가 좋은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망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상원 외교위원회 위원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 후보 승리를 전한 미국 언론 보도에 "확실하고 설득력 있는 승자는 없다. 미국의 미래에 대한 상반되는 사회적 견해들과 분열이 우위를 점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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