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 사모펀드 "바이든 對中정책, 혁명적 변화 없을 것"
블랙스톤 슈워츠먼 회장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주최 콘퍼런스 대담서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국 정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9일 전망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KB금융그룹 공동주최 국제콘퍼런스 '2020 ESG 글로벌 서밋: 복원력 강한 경제와 지속 가능한 금융의 길'의 기조연설에서 이 같은 견해를 내놨다.
기조연설은 슈워츠먼 회장과 전광우 세계경제연구원 이사장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대담은 바이든 후보의 당선 이전에 녹화됐다.
슈워츠먼 회장은 대담에서 "바이든이 당선되더라도 미 의회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 탈동조화(디커플링) 문제, 인권 문제 등에 대한 태도를 크게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을 향한 강경정책이 눈에 띄게 변화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그는 "다만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행정부와 다른 점은 대화법이 다소 부드러워질 수 있다는 점"이라며 "관세 정책 대신 양국 호혜적 정책 등으로 바뀔 수는 있지만, 혁명적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슈워츠먼 회장은 "미국과 중국이 전 세계 경제의 35∼40% 정도를 차지하는데, 이렇게 양대 산맥을 이루는 두 국가 경제가 지속해서 디커플링을 나타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두 국가가 상대 국가가 원하는 방향이면서 자국 이해와도 맞는 방향으로 타협할 의지가 얼마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역시 녹화 기조연설자로 나선 프란시스 후쿠야마 스탠퍼드대 석좌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려면 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미국과 영국에 대중 포퓰리즘이 부상했는데, 이 또한 예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코로나19가 부실한 리더십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긍정적인 파급효과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보다 코로나19 대응이 훨씬 부족했던 게 사실이며, 이 부정적 이미지를 대선에서 일소할 기회가 있었지만 그런 모습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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