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한류의 중심지 브라질에 선보인 전통주…맛도 멋도 '따봉'

입력 2020-11-09 09:17
남미 한류의 중심지 브라질에 선보인 전통주…맛도 멋도 '따봉'

상파울루서 '우리 술 페스티벌' 개최…프로 바텐더 통해 칵테일로 재탄생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 남미 한류의 중심지인 브라질 상파울루시에서 우리 전통주의 맛과 멋을 알리는 행사가 마련돼 큰 호응을 얻었다.

상파울루 시내에 있는 브라질 한국문화원에서 8일 오후(현지시간) '2020 우리 술 칵테일 경연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2회째를 맞은 이 경연대회는 브라질에서 국민주(酒)인 카샤사로 만드는 칵테일 '카이피리냐'가 대중화돼 있는 점에 착안해 우리 술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우리 술을 이용한 칵테일 레시피를 알려 장기적으로는 수출 판로 개척을 돕는다는 의미도 있다.



사탕수수를 원료로 하는 카샤사는 보통 38∼50%의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다. 카샤사는 브라질에서 맥주 다음으로 소비량이 많고, 세계적으로 증류주로는 보드카와 소주 다음으로 생산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경연대회 참여 열기는 예상보다 뜨거웠다.

칵테일 퍼포먼스 영상물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예선에 브라질 전국에서 프로 남녀 바텐더 60여 명이 참여했고, 심사를 통과한 12명이 이날 본선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케이팝(K-Pop)을 배경 음악으로 무대에 오른 남녀 바텐더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7분 동안 다양하고 신명 나는 칵테일 쇼를 펼쳤고, 행사장을 메운 관람객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참가자들의 수준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행사 내용도 다양해졌다.

참가자들은 한국 역사와 전설에서 소재를 찾는가 하면 태극기의 의미를 나름대로 해석해 이를 칵테일로 표현하는 독창성을 선보였다.

깻잎과 김을 칵테일 잔 장식 소품으로 사용하거나 한국과 브라질 술의 조화를 통해 양국의 우호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참가자도 있었다.

심사위원을 맡은 정성영 전통주 바텐더는 "브라질의 바텐더들이 우리 술을 이용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경연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1·2·3등에게는 트로피와 상금, 상품이 전달됐으며,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별도로 관람객들의 투표를 통해 뽑힌 인기상 시상도 진행됐다.





한편, 행사장 안에는 막걸리·약주·소주·과실주의 유래와 제조과정을 소개하고, 전통주 12종을 소개하는 전시대가 설치됐으며, 봄·여름·가늘·겨울 4계절별로 즐길 수 있는 전통주를 안내하는 공간도 마련돼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경연대회가 끝난 후에도 전통주 전시는 오는 27일까지 계속되며, 문화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는 시음 기회도 제공된다.

김완국 문화원장은 "브라질에서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한국의 전통술에 대한 관심도 조금씩 커지고 있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우리 술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길게는 브라질 주류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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